◇2666/로베르토 볼라뇨 지음·송병선 옮김/전 5권·각권 136∼548쪽/각권 1만800∼1만6800원/열린책들
5권을 합쳐 1800쪽에 이르는 분량이 독자를 압도한다. 각권의 주인공이 모두 다른 데다 과거와 현재, 상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라틴아메리카 환상문학 전통을 계승해 단선적 이야기 전개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인 듯하다.
1권만 해도 노벨상 후보로 언급되는 독일 출신의 80대 작가 베노 폰 아르킴볼디를 연구하는 네 명의 문학연구자들의 연애담이 주를 이뤄 전체 소설의 갈피를 잡기가 쉽지 않다. 소설은 종적을 감춘 아르킴볼디의 최종 행선지인 멕시코의 가상도시 산타 테레사를 향해 느리게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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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제목 ‘2666’도 의미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적그리스도를 상징하는 666과 관련 있다는 해석부터 작가의 전작 소설 ‘부적’에 나오는 ‘2666년의 공동묘지처럼 보인다’는 구절에서 따 왔다는 의견도 있다. 이 방대하고 난해한 소설을 읽기 전에 출판사가 내 놓은 해설서 ‘볼라뇨, 로베르토 볼라뇨’를 일독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해설서 값도 666원이라고.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