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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철도노조 서울본부장이 파업 배후실세”

입력 | 2014-01-03 03:00:00

경찰 “위원장 출신 엄길용씨 강경파 이끌며 지도부에 파업 지시”
행방묘연… 체포전담 2개팀 추적
권영길 등 민노총 지도위원 단식돌입




경찰이 전국철도노동종합(철도노조) 내 강경세력의 핵심인 엄길용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48·사진) 검거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 철도노조 위원장 출신인 엄 본부장이 이번 파업을 주도하는 등 사실상 ‘실세(實勢)’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엄 본부장은 제21대 철도노조 위원장(2007년 2월∼2008년 1월)을 지냈으며 노조 내 강경파를 이끌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그는 2007년 위원장 취임 때부터 “철도 민영화, 외주화, 분사화 등 현안에 맞서 힘찬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위원장 시절 당시 이철 코레일 사장을 ‘낙하산 인사’로 비난하고 정차된 열차에 비난 스티커 5만여 장을 붙였다 기소돼 2010년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올해 9월에는 ‘내란음모죄와 국가보안법 폐지 노동자 성명’에 공공운수노조연맹 철도노조 측 대표로 참여했다.

그러나 엄 본부장의 행방은 현재 묘연한 상태다. 경찰에 체포된 일부 지도부 관계자조차 “서울본부 지도부도 엄 본부장과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힐 정도로 그의 행적은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엄 본부장이 김명환 현 철도노조 위원장 등 지도부에게 파업 관련 지시를 내리고 있다고 판단하고 체포전담 2개 팀(10명)을 구성해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엄 본부장이 검거망을 피해 수도권 모처에 은신하면서 향후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본다.

한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철도노조의 파업 철회와 상관없이 ‘박근혜 퇴진·민영화 저지·노동탄압분쇄 총파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2일 밝혔다. 민노총이 총파업 강행 입장을 재차 밝힘에 따라 9일로 예정된 2차 총파업과 11일로 예정된 2차 시민행동의 날, 16일로 예정된 3차 총파업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음 달 25일로 예고한 국민총파업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노총 초대 위원장인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와 단병호 전 민노당 의원 등 전직 위원장들을 포함한 지도위원 10명은 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정동길 경향신문사 1층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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