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30일 강릉 경포대 앞바다에 뛰어든 한국전력 3명의 세터와 코치. 왼쪽부터 김정석, 김철수 코치, 김영래, 양준식. 사진제공|한국전력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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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배구에 부는 극기훈련 바람
한국전력 세밑 강릉 경포대서 입수
러시앤캐시 번지점프 효과에 자극
단장 포함 전원 풍덩…일부 삭발도
신영철 감독 ‘필사즉생’ 정신력 주문
프로배구에도 극기훈련 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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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프로야구에서 한동안 유행했던 극기훈련 바람이 떠오르는 이벤트다. 1988시즌 뒤 만년 꼴찌팀 태평양이 오대산 극기훈련을 다녀온 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자 프로야구팀들이 너도나도 극기훈련에 동참했다. 공수부대 훈련(삼성)도 했고, 해병대 훈련캠프를 통해 겨울바다에 뛰어든 팀(롯데)도 있었다.
한국전력은 12월29일 아산에서 우리카드에 0-3으로 패해 4연패에 빠지자 다음날 강릉으로 향했다. ‘새롭게! 승리를 향해!’라는 주제로 정신력강화 이벤트를 했다. 박노천 단장, 신영철 감독과 선수단 및 사무국이 함께했다.
몇몇 선수는 삭발도 했다. 전원은 동해바다에 뛰어들었다. 팀의 고민거리인 외국인 선수 밀로스도 동참했다.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밀로스가 옷을 주섬주섬 벗더니 뛰어들었다. 실내에서 운동하는 선수들이라 처음에는 추워했지만 나중에는 물장구도 치고 재미있어 했다. 경포대에 놀러왔던 사람들이 무슨 일인지 궁금해 하더니 박수를 쳐주며 응원했다.”(박병준 부단장) 다행히 날씨는 좋았다. 당시 강릉의 기온은 영상 2도에서 8도였다.
러시앤캐시 김세진 감독과 이민규는 번지점프 뒤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라고 했지만 그날 이후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선수들은 자신감을 찾았고, 요즘 러시앤캐시는 다른 팀들이 두려워하는 존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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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한국전력의 겨울바다 입수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공교롭게도 한국전력이 1월2일 수원에서 상대할 팀은 러시앤캐시다. 번지점프와 겨울바다 입수의 대결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