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 어려운 사람 꾀어 산재 위장… ‘골절치기 사기’ 일당 19명 기소
보험사기단이 엄지손가락을 부러뜨릴 때 썼던 방법을 검찰이 시연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장 씨는 2009년 6월 자신의 명의로 인테리어 업체를 차린 뒤 산재보상보험에 가입했다. 그는 엄지손가락 골절의 경우 골절 방법이 간단하고 장애등급이 높게 매겨져 보험금이 많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생활고를 겪던 김 씨의 매형과 의붓아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일부러 부러뜨린 다음 공사장에서 러닝머신을 옮기다가 골절됐다고 하면 수천만 원의 산재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며 꼬드겼다.
광고 로드중
이들은 주로 형편이 어려운 주변 사람이나 교도소 동기 등을 꾀어 같은 수법으로 최대 수억 원의 보험금을 타낸 다음 1000만∼2000만 원 정도를 수수료로 챙겼다. 일부 가담자들은 장애등급을 높이기 위해 부러진 엄지손가락을 칼로 베기도 했다. 이들이 올해 10월까지 허위로 타낸 보험금은 총 19억2400만 원. 그러나 엄지손가락 골절 보험금이 반복적으로 지급되는 것을 의심해 조사에 나선 근로복지공단에 꼬리가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윤장석)는 장 씨와 김 씨 등 8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과거 보험사기범죄는 보험가입자가 사고를 가장해 보험금을 타내는 개인적 범행이 많았다”며 “최근에는 전문적인 보험 브로커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들에게 접근해 범행에 가담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