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신 기자의 골드키위]
한우신 기자
결국 신 씨가 받은 보험금은 378만 원입니다. 기준 금액의 15배가 넘는 액수. 보험회사를 크게 압박한 건 ‘금감원에 민원을 넣겠다’는 말이었습니다. 최수현 금감원장이 4월 취임과 함께 “보험 민원 건수를 2년 안에 절반으로 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영진을 압박하면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올 한 해 보험사들의 최대 과제는 민원 감축이었죠.
민원은 금융회사의 횡포로부터 고객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이 민원을 악용하는 떼쟁이 고객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보험사들에 따르면 올해는 어느 때보다 ‘금감원 민원’을 운운하며 보험금을 더 달라고 요구한 고객이 많았습니다.
보험금이 과다 지급되면 피해는 선량한 고객들이 봅니다. 보험금 누수를 메우고자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금감원은 악성 민원을 걸러내기 위해 내년부터는 민원 평가를 할 때 보험사가 수용하지 않은 민원에 대해 사유를 소명하면 그 민원은 평가에서 빼줄 계획입니다.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악성 민원을 줄일 대책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내게 하는 방법, 금감원에 민원을 내기 전에 고객과 금융회사가 체계화된 분쟁조정을 거치는 방법 등이 제안됐습니다. 결국 지금보다 많은 인력과 비용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민원의 순기능을 살려야 선량한 고객과 보험사 모두가 웃을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묘책을 기대합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