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군사적 경제적으로 부동항이 절실했지만 해양대국 영국 때문에 유럽 쪽에선 불가능했다. 한반도의 부동항을 노린 러시아와 이를 막는 일본이 맞부딪친 것이 러일전쟁이다. 러시아의 태평양 제2함대는 일본을 치기 위해 항구가 얼기 전인 1904년 10월 위풍당당하게 발트 해를 떠났다. 희망봉을 돌아가는 바닷길은 너무도 멀었다. 독도가 우리 땅임을 인정하고 있었던 일본은 러일전쟁 중에 독도의 지정학적 군사적 가치를 알아보고 각의에서 일본 영토로 편입해 버렸다(1905년 1월 28일). 러시아 함대는 1905년 봄이 돼서야 기진맥진해 쓰시마해협에 도착했고 일본에 궤멸됐다.
▷현재 러시아는 유럽 쪽의 유일한 부동항으로 칼리닌그라드를 갖고 있다. 한때 프로이센의 주도(主都)였고, 독일 철학자 칸트의 고향이지만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면서 소련의 리투아니아 공화국 땅으로 편입됐다. 소련 해체 뒤에도 러시아 땅으로 남은 이유는 1990년 동서독 통일 과정에서 독일 정부가 소련 영토임을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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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