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의 중독성에 대한 논란이 정치권에서 일고 있다. 게임 중독을 염려하는 측에서는 게임 속 폭력과 선정적인 내용이 모방범죄를 부추긴다고 우려한다. 게임에 지나치게 빠져 공부를 포기한 학생, 가족의 생계를 뒤로한 채 게임에만 몰두하는 가장들도 문제라 말한다. 반면 부정적 의미가 강한 중독이란 단어 대신 ‘과몰입’이라는 덜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자는 의견도 있다.
중독과 과몰입의 경계는 모호하다. 다만 학술적으로 말하면 게임에 대한 문제는 중독보다는 과몰입에 가깝다고 보인다. 첫째, 게임에 대한 집착이 가져오는 폐해가 마약이나 알코올 등 일반적인 중독물질에 비하면 미약하다. 육체적 금단증상도 덜하다. 둘째, 전체 사용자 대비 과몰입자의 비율이 낮다. 마약이나 알코올 등에 비해 흔히 말하는 ‘중독성’이 약하다. 셋째, 약물이나 알코올 등 일반적 중독에서는 중독자들 간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거나 매우 제한적이다. 하지만 게임 과몰입은 보통 게임 그 자체보다는 게임 안에서 일어나는 게이머들, 즉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지나친 몰입 상태에 대한 통제 장치만 있다면 게임은 건전한 몰입을 돕기 위한 유용한 보조 수단이 될 수 있다. 학업에 게임의 요소를 도입하니 학생들의 집중도가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기업에서도 업무를 게임처럼 만들거나 게임의 요소를 일부 도입해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높인 사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과 교수 saviour@kangw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