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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서울 도심에 ‘댓글 박근혜, 종북 김정은’ 풍자전단

입력 | 2013-12-18 03:00:00

팝아티스트 이하씨 작품… 자신이 직접 4000여장 뿌려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를 희화화한 풍자 전단이 17일 서울 주요 도심에 뿌려졌다.

이날 오전 5시부터 광화문역, 종각역, 신촌역 등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과 고려대 안암캠퍼스 정경관 건물 앞에서 A3용지 크기의 풍자 전단 수십 장이 발견됐다.

전단 앞면에는 박 대통령이 ‘새마을 운동’ 모자와 군 야전점퍼를 착용하고 환하게 웃으면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박 대통령의 배경 뒤로는 ‘댓글’이라 흘려 쓴 글씨가 20개가량 있다. 같은 전단 뒷면에는 김정은이 왼쪽 귀에 장미 한 송이를 꽂은 채 핑크색 인민복을 입고 북한식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김정은의 배경에는 ‘종북’이란 글씨가 수십 개 써져 있다.

이 전단은 팝아티스트 작가인 이하(본명 이병하·45) 씨가 그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전단을 제작해 오전 5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직접 지하철역 등을 다니며 4000여 장을 뿌렸다. 이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우리 시대의 화두가 ‘댓글’과 ‘종북’이라 생각해 이런 작품을 만들었다”며 “김정은의 귀에 꽂은 장미는 ‘어리석은 독재자’란 면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밝혔다. 이어 “고려대 정경관 앞에 전단을 놓은 이유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지난해 6월 백설공주 복장을 한 박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사과를 들고 있는 내용의 포스터를 제작한 뒤 부산 시내 광고판에 붙이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지만 최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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