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처형후 北 어디로] ‘1호 사진’ 속 이미지 연출
김정은이 장성택 처형 이후 처음으로 찾아간 평양의 인민군 설계연구소(①번 사진)에서 왼손은 코트 주머니에 넣고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낀 오른손을 내밀며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다. 북한의 ‘1호 사진’을 연구해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은 변영욱 동아일보 사진부 기자는 “아버지 연배의 군 장성들이 노트를 꺼내 받아 적는 모습과 거침없는 김정은을 대비시켜 나이 어린 지도자의 권위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원산의 마식령 스키장에서 찍은 김정은의 독사진(②번)은 사진 구도에 주목할 만하다. 마식령 스키장은 ‘마식령 속도전’을 강조할 정도로 김정은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사업 중 하나. 김정은의 얼굴 뒤에 완공된 호텔을 배치한 것은 마식령 스키장 건설의 위대함을 선전하는 동시에 그 업적을 김정은과 동일시하기 위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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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보도된 제313군부대 산하 8월25일수산사업소를 시찰하는 사진(④번)에서는 더욱 과감해진 김정은의 대민 행보를 볼 수 있다. 김정은은 작업장의 생선 더미 앞에 걸터앉아 노동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소탈함을 드러냈다. 변 기자는 “특히 김정은 양옆에 고위 간부가 아닌 현지 일꾼들을 배치하고 팔짱까지 낀 것은 하층 계급과의 친밀함을 강조해 북한 주민의 충성심을 고취하려는 속셈”이라고 분석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