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호남서 줄줄이 합격 낭보채용할당제 도입도 점차 확산
같은 학교 3학년 디자인과 노은지 양(18) 역시 구 양과 사연이 닮았다. 중학교 때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지만 아버지가 회사를 그만두고 일용직 근로자가 된 데다 어머니는 동네에서 아이들을 돌보면서 살림을 꾸리고 있어 등록금이 거의 면제되는 전남여상을 선택했다. 그는 고2 때부터 공무원시험을 준비해 최근 안전행정부 관세직 9급에 합격했다. 노 양은 “앞으로 대학 무역학과나 국제물류학과에 입학해 관련 분야를 더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전남여상에서는 광주시청에 1명, 안행부에 3명이 합격했다.
이처럼 안행부나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등에서 특성화고교생들을 선발하는 지역·기능 9급 선발시험이 소외계층 가정 자녀들의 공직 등용문이 되고 있다. 특성화고교 학생들의 공직 채용이 늘고는 있지만 전체 규모에 비하면 그 규모는 아직 작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지역 13개 특성화고교 3학년 학생 4510명 가운데 9급 공무원으로 채용된 인원은 올해 광주시청 18명(시교육청 1명 포함), 안행부 8명이었다. 지난해는 광주시청 6명, 안행부 11명, 2011년에는 안행부만 4명 채용됐다. 광주시와 광주시교육청은 지난해 기술직 계통 9급 공무원 채용 때 20%를 특성화고교 학생으로 선발한다는 협약을 체결해 올해부터 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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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경우 올해 특성화고교 59개교 고3 학생 6365명 중 9급 공무원에 16명이 합격했다. 지난해에는 24명, 2011년엔 12명이었다. 전북의 경우 특성화고교 51개교 학생 5257명 중 올해와 지난해 모두 20명씩 공직에 진출했다. 광주, 전·남북 지역 특성화고교 123개교 고3 학생 1만6132명 중에는 62명이 공무원시험에 합격했다.
김정선 전남도교육청 장학사는 “소외계층을 배려하고 학력 인플레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특성화고교 학생들의 9급 공무원 채용 인원을 늘리는 게 필요하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