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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성택 가택연금… 보위부가 주도”

입력 | 2013-12-05 03:00:00

소식통 “김원홍 보위부장 실세 부상”… 張의 자형 베이징서 소환 대기중
金국방 “전면전-국지도발 동시 대비, 장성택 실각 여부 더 확인해봐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지휘관들로부터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김 장관은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과 관련해 “북한이 권력 체제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대남 도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실각설이 제기된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가택연금 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4일 “장성택 실각 사건은 국가안전보위부(한국의 국가정보원 격)가 주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사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이다. 보위부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2009년 4월 자신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측근을 쳐낼 때도 동원했던 조직이다. 보위부를 이끄는 김원홍 부장이 장성택 견제세력으로 급부상했다는 점에서 향후 북한 내 권력 지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본 TBS 방송은 ‘자유북한방송’ 관계자를 인용해 장성택이 지난달 30일 보위사령부에 구속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장성택이 가택연금됐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당장 그에게 물리적인 위해(危害)가 가해질 가능성은 낮다는 뜻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하지만 이를 장성택의 재기(再起) 가능성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숙청된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도 가택연금에 처해졌으나 1년 6개월이 넘도록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영호가 등장했던 장면들이 삭제된 채 기록영화가 방영되는 등 신문 방송에서 흔적을 지우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장성택도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장성택의 가택연금 여부’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류 장관은 “장성택과 부인 김경희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성택과 관련된 사람들의 숙청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혀 사건의 파장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장성택의 자형인 전영진 주(駐)쿠바 대사가 평양의 소환을 받고 귀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의 대북소식통은 “전영진이 4일 베이징에 도착했고 5일 평양으로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성택의 조카인 장용철 주말레이시아 대사도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북한 내부 동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 징후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4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관하면서 “전면전과 국지도발을 동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일각에선 북한이 이른 시기에 고도의 대남 긴장 국면을 조성할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올 3월 천안함 도발 3주년 때 모든 야전포병군에 ‘1호 전투근무태세’를 전격 하달한 것처럼 이번에도 돌발적인 대남 협박과 도발 시도로 한국 군의 대응태세를 떠볼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장관이 이날 회의에서 최근 북한의 전방전력 및 침투능력이 강화됐고 김정은이 여러 차례 순시한 서북도서 접적 지역의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도 주목된다. 합참은 북한군이 금주부터 동계훈련에 들어감에 따라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 중이다.

다만 김 장관은 “장성택의 완전한 실각 여부는 더 많은 관련 정보를 수집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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