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프리미엄 스포츠 쿠페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쿠페’가 올 들어 줄곧 저조한 판매량을 유지하며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달에는 단 19대만 팔리며 현대차에서 홀로 두 자릿수 판매량을 기록해, 대당 3억 원에 달하는 벤틀리의 월 판매량 수준에 그쳤다.
3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제네시스 쿠페는 360대가 팔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90대) 대비 69.7%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월 평균 100대에서 올해는 평균 30대 수준으로 감소한 것. 특히 지난달 연식변경과 함께 일부 성능이 개선된 모델을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외면은 여전했다.
실제로 제네시스 쿠페는 지난 2009년 2297만 원 수준이던 가격이 2010년 2417만 원, 2011년 2620만 원으로 인상됐다. 지난달 출시된 2014년형 제네시스 쿠페의 가격은 2760만 원으로(2.0터보D, 수동기준) 약 5년 만에 20.15% 가까이 인상됐다.
현대차는 지난달 15일 2014년형 제네시스 쿠페를 출시하며 변속기 성능을 개선하고 주행 중 음색을 증폭시키는 사운드 제너레이터 등 옵션 패키지를 도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양이 바뀌면서 가격이 140만 원 정도 올랐지만 고객들이 가격 인상분을 충분히 상회하는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연식변경 모델도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당했다.
관련 업계에선 올 초부터 ‘착한가격’을 내세우며 대부분의 차종에서 가격을 내렸던 현대차가 연식을 변경하며 다시금 가격을 인상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봤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