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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호철]지지부진 공영개발사업, 민간참여 늘려 풀자

입력 | 2013-11-28 03:00:00


김호철 단국대 부동산·건설대학원장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국가의 주요 공영개발사업 추진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국민임대주택 사업이나 보금자리지구 조성사업 등에서 지구지정 이후 진척이 없거나 보상을 완료하고도 착공하지 못한 사업지구가 전국 50여 곳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기존에 개발한 택지가 잘 매각되지 않아 자금회수가 안 되고 있는데도 신규사업을 위해 막대한 토지보상비를 선투입하여야 하는 수용방식의 한계점에 기인한다. 수용방식은 사유재산권의 침해와 주민참여 제한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지만, 땅값이 급등하던 시기에 개발이익의 사유화를 방지하고 공공환수를 통해 임대주택 등 공익사업에 재투자한다는 취지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대규모의 저렴한 택지와 공공주택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데 기여해온 면도 있다.

하지만 최근과 같이 지가안정기가 이어지면서 수용방식을 적용해온 명분과 효과는 감소하고, 주요 공영개발사업의 부진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기존 사업방식의 한계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토지소유자와 민간개발자 등 민간부문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방식으로의 전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민간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환지방식이나 공동개발방식을 활용한 사업방식의 다각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이미 2011년에는 민관공동개발 시범사업을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부동산경기 침체와 사업비 과다 등으로 민간개발자의 참여의사는 여전히 저조한 실정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개발여건에서 기존의 수용방식을 환지로 전환하거나 공동개발방식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측면의 개선이 필요할까?

먼저 환지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첫째, 철거이주자에 대한 이주대책의 개선이 필요하다. 수용방식에서는 토지보상법에 의한 이주대책의 지원 등이 가능하지만, 환지방식에서는 철거이주자에 대한 생활보상 등 이주대책의 수립과 지원 근거가 없다. 도시개발법의 개정을 통해 철거이주자에 대한 이주대책의 지원근거가 확보된다면 환지전환에 따른 동의를 좀 더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도시개발업무지침의 개정을 통해 사업지구에 따라 토지소유자들에게 환지신청 기회를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는 개발이익의 집중을 지양하고 토지효율성 등을 제고하기 위해 1가구 1필지 공급, 과소필지소유자 등의 환지신청 제외, 종전 토지용도에 따른 환지공급용도 등이 제한되고 있다. 하지만 개발여건의 변화에 맞춰 사업지구에 따라 환지신청 자격을 완화하거나 환지공급용도를 확대한다면 토지소유자의 환지 참여를 좀 더 유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택지조성이나 보금자리지구조성 사업 등에서 민관공동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간참여가 가능한 사업구조의 설계, 제안 등이 관건이다. 공동개발 검토 대상 중 최소한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지구를 선정하여 성공적인 시범사례를 만들고, 이를 통해 공동개발의 노하우를 점차 축적해 가야 할 것이다. 또 공동개발의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민관의 역할분담, 사업비 비율, 리스크부담과 손익처리기준, 사후관리업무의 책임소재 등을 명확히 담아내는 협약서를 토대로 신뢰할 수 있는 민관파트너십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질적 개발과 수요자 중심 개발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현 시점에서 공영개발사업을 토지소유자와 민간개발자가 참여하는 환지방식과 공동개발방식으로 바꾸는 노력은 매우 시의적절한 것이다. 민간부문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이 지금의 지가안정기에 실현될 수 있다면, 개발이익의 사유화로 인한 문제들을 최소화하면서 부진한 공공사업의 추진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호철 단국대 부동산·건설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