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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채 군 母子’의 개인정보 유출 철저히 밝혀내야

입력 | 2013-11-28 03:00:00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婚外) 아들 의혹이 제기된 채모 군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서울 서초구청의 한 직원이 올해 6월 14일 불법으로 조회했다는 진술이 검찰 수사에서 나왔다. 이번 수사는 한 시민단체가 곽상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등을 개인정보 불법 취득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직원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조이제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의 지시를 받고 조회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조 국장에게 조회를 요청한 사람이 국정원 직원이라고 의심할 만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국정원이 검찰총장의 신변을 불법 조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조회가 이뤄진 날은 검찰이 국정원 댓글 의혹과 관련해 “원세훈 전 원장이 사실상 선거 개입 지시를 내렸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한 날이었다. 발표 내용에 불만 있는 측이 채 군의 개인정보를 들여다봤다고 의심할 만하다.

채 전 총장은 술집 여주인 임모 씨와의 사이에 혼외 자식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올해 9월 사퇴했다. 그는 관련 보도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지만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검찰총장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채 전 총장의 흠결을 찾아내기 위해 불법으로 개인정보를 빼냈다면 명백한 범죄행위가 된다. 특히 국정원 댓글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채 전 총장을 압박하기 위해 정보기관이 사생활을 캤다면 심각한 문제다. 검찰은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의혹과 관련한 첫 보도가 나온 다음 날인 9월 7일 청와대 관계자의 요청으로 채 군의 가족부를 조회했다는 진술도 서초구청 직원에게 확보했다. 관련 법률에 따르면 가족부를 관리하는 공무원이 법에서 규정하는 사유가 아닌 다른 사유로 기재 정보를 이용하거나 제공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청와대도, 국정원도 예외가 아니다.

검찰은 곧 조 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국가기관이 개인정보의 불법 유출에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검찰은 철저히 밝혀내야 할 것이다. 채 군의 출입국 기록이나 학교생활기록을 불법 조회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 국정원 댓글과 트윗 글 의혹은 이전 이명박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채 군 모자(母子)의 개인정보에 대한 불법적인 조회는 현 정부와 관련되어 있는 문제다. 정보기관을 동원한 음습한 공작정치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