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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금융의 삼성전자’가 나오려면

입력 | 2013-11-28 03:00:00


금융위원회는 어제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10년 안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업의 부가가치를 10%(현재 7%)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내 은행의 해외 중간지주사를 허용해 해외 진출의 빗장을 풀고, 여신 전문업의 규제를 완화하며, 기술신용평가기관을 신설해 창업을 활성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한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을 뒷받침해온 금융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동성을 상실한 데다 반복되는 금융사고로 인해 국민 신뢰를 잃고 있다. 고(高)성장이 쉽지 않은 국내외 여건 속에서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등 경제 전체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지만 정부와 금융업계 모두 활로를 찾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경제 활성화 대책이 실물 경제 위주로 진행되면서 금융 산업을 소홀히 취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 산업은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통해 실물 경제를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자체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경제의 기본 인프라에 해당하는 금융 분야에 시스템의 위기가 발생하면 국민경제 전체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선진경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금융 산업의 대대적인 혁신이 절실하다.

한국 금융 산업의 경쟁력이 선진국에 비해, 또 실물 산업에 비해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고도의 정보기술(IT)과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있어 앞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은 풍부하다. 우수한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금융회사의 대형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금융 산업 분야의 삼성전자, 한국의 골드만삭스를 키울 때가 됐다.

어제 발표에서는 구체적이고 손에 잡히는 대안들이 많이 나왔다. 과거 정부에서 발표했다가 흐지부지된 것 중에서도 필요한 것은 추려내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한다. 한국 금융이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 것은 정부 당국의 감독이 허술해서가 아니라, 수익 모델을 찾으려는 금융 회사의 자발성까지 차단한 과도한 규제와 간섭 때문이었다. 규제 완화는 더 속도를 내야 한다. 금융 산업의 ‘선진화’를 논의하기 이전에 ‘정상화’부터 해야 할 것들도 있다. 정권이 바뀌면 권력 측근을 내려보내는 낙하산 인사가 대표적인 예다. 민영화되어 정부가 개입할 권한이 없는 금융 회사의 인사까지 정부가 좌지우지하려 들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