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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게티즈버그 연설 글자수 아무도 몰라

입력 | 2013-11-19 03:00:00

美 ‘최고의 연설’ 150주년 맞아… WP, 재미있는 뒷얘기 5가지 선정




1863년 11월 1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게티즈버그 에 도착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이 군중에 둘러싸여 있다. 사진 출처 워싱턴포스트

1863년 11월 19일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은 남북전쟁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 게티즈버그에서 전사 장병을 위로하는 연설을 했다. 300개도 채 안 되는 단어로 이뤄진 이 연설은 시적 간결성과 심오한 철학으로 미국 최고의 연설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미국 역사 교과서에 전문이 실릴 정도로 유명한 연설이다. 하지만 게티즈버그 연설에 대해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많다. 워싱턴포스트는 17일 게티즈버그 연설 150주년을 맞아 연설에 얽힌 재미있는 사실 5가지를 선정했다.

첫째, 연설의 정확한 단어 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5개 버전의 연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링컨 대통령이 친구 5명에게 선물한 연설문의 단어 수는 265, 268, 270, 272, 273개로 조금씩 다르다.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알렉산더 블리스 장군에게 선물한 272단어 버전이다. 블리스 장군이 소장했던 연설본은 백악관 링컨룸에 걸려 있다.

둘째, 링컨 대통령은 이날 연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주인공은 매사추세츠 주지사, 주영 대사 등을 지낸 유명 연설가 에드워드 에버렛이었다. 에버렛의 기조연설이 끝난 후 링컨 대통령은 찬조 연설자로 나왔다. 에버렛의 연설은 두 시간 동안 계속된 반면에 링컨 대통령은 2분 만에 끝냈다.

셋째, 연설 후 박수가 터지지 않아 링컨 대통령은 잠시 당황했다. 연설이 너무 짧아 참석자들은 연설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해 박수를 치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연설 사진도 없다. 사진사가 카메라를 조절하는 사이 연설이 벌써 끝났기 때문이다.

넷째, 일각에서는 링컨 대통령이 기차로 현지에 가는 동안 연설 내용을 급조했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링컨 대통령은 4개월 전 백악관에서 게티즈버그 연설 내용과 매우 비슷한 내용의 연설을 했다. 백악관 연설을 4개월 동안 다듬어 게티즈버그에서 한 것이다.

다섯째, 후임 대통령들은 게티즈버그 연설과 비교되는 것이 두려워 ‘게티즈버그 기념 연설’은 피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3년 연설 100주년을 맞아 게티즈버그를 방문했지만 기념 연설은 사양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150주년 기념행사에 아예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은 50주년 기념 연설을 했지만 혹평에 시달렸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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