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용인대에 따르면 3월 7일 무도대학 학생회장 A 씨(25)는 태권도학과 유도학과 경호학과 등 7개 소속 학과로부터 70만 원씩 총 490만 원을 모아 이 학교 대의원장인 B 씨(25·경호학과 4학년)에게 전달했다. B 씨는 490만 원을 자신의 개인 통장에 입금해 관리했다. 대의원회는 대학 단과대학생회 및 과학생회 등 학생자치기구의 학생회비 결산 명세를 심의하는 최고의결기구다. 이들이 감사하는 학생회비의 규모는 무도대학 한 곳만 해도 억대에 이른다.
이 돈은 ‘대의원회 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전달됐지만 과거 일부 대의원장들이 학생회비 결산 감사를 앞두고 무도대학 학생들로부터 ‘감사 지원금’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지면서 올해 3월 오간 돈의 성격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일고 있다. 용인대 무도대학 재학생 C 씨(24)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의원회 감사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 학생회칙에도 없고 증빙도 남지 않는 돈을 건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돈을 주고받는 자리에서 ‘감사와 관계없는 돈’이라는 서약서까지 썼지만 이것이 오히려 감사와 관계있다는 증거 아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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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대 관계자는 “학생회비는 자치의 영역이라 감사가 투명하게 이뤄졌는지 일일이 살펴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490만 원에 대해서는 “대의원장과 과학생회장들 전부 일관되게 ‘감사와 관계없는 교류비였다’고 설명했지만 비공식적으로 학생회비가 처리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문은 비록 한 대학 내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만약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대학 사회에까지 그릇된 금전 청탁 관행이 확산됐음을 보여주는 사례여서 충격을 주고 있다. 용인대 무도대학은 정원 1500여 명으로 수많은 운동선수와 지도자를 배출한 명문이지만 선배의 후배 구타사건으로 몇 차례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