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통 - 친화력 - 기획통 - 통솔력… 4인4색
24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 참석한 김종구 위원장(오른쪽)이 회의 시작 전 위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위원회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후임 후보로 전현직 검찰 간부 4명을 추천했다. 과천=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9명의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은 올해 2월 헌정 사상 처음 열렸던 1기 추천위와 달리 별다른 논쟁 없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1기 추천위는 후보 추천을 두고 위원들끼리 격론을 벌이다 결국 투표를 통해 후보 3명을 결정한 바 있다.
한 추천위원은 “최근 검찰조직의 위기가 심각했던 만큼 위원들 사이에서도 조직을 안정시킬 수 있는 후보를 추천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출신지도 서울(2명), 영남(1명), 호남(1명)이어서 지역 안배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차기 총장에는 검찰 조직을 안정시킬 수 있고 수사지휘 역량이 뛰어난 후보가 임명 제청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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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심의관실 검사로 근무할 때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으로부터 “진정한 검사”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불교전문가로 1996년 수월선사의 일대기를 다룬 ‘달을 듣는 강물’이란 책을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한학에도 조예가 깊다. 원칙주의자로 잘못에 대해선 엄격히 책임을 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길태기 대검 차장(55)은 채 전 총장 퇴임 이후 총장직무대행을 맡아 위기에 놓인 검찰조직을 이끌고 있다. ‘기획통’으로 꼽히지만 한보그룹 비리 수사에 참여해 ‘이중 지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입이 무거웠던 정태수 회장의 진술을 받아내기도 했다.
자상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하다. 광주지검장 시절에는 ‘범죄 없는 마을’을 선정해 지역주민들의 준법정신을 고취시키려 노력했다. 법무부 공보관을 지내 언론과의 관계가 매끄럽다는 평가도 받는다.
소병철 법무연수원장(55)도 법무·검찰의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친 ‘기획통’으로 꼽힌다. 신중한 성품에 분석력과 상황 판단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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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관 전 대검 형사부장(54)은 1994년 프랑스 국립사법관학교에서 연수하는 등 프랑스법에 정통한 것으로 유명하다. 프랑스 형사소송법 번역서 발간에도 참여했고 올해 4월 서울동부지검장 직무대리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2010년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재직하면서 한국과 유럽연합(EU)의 교류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한-EU협력상’을 수상했다.
한광옥 대통령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의 사촌동생으로 적극적인 성품을 바탕으로 뚝심 있는 업무처리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직원들과의 인화를 위해 노력하고 업무 장악력과 지휘통솔력이 뛰어나다. 지난해에는 성추문 검사 사건으로 석동현 당시 서울동부지검장이 사퇴하자 지검장 직무대리를 맡아 위기 수습 능력도 보여줬다.
유성열·최예나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