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초교 나온 지한파 셜리 위추이 한국IBM 신임사장
셜리 위추이 한국IBM 사장은 9일 싱가포르에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경험과 역량을 살려 한국 기업과 정부 고객을 최대한 돕겠다”고 말했다. 한국IBM 제공
“지금도 남산을 지나면 가슴이 설레요. 제가 나온 초등학교가 남산에 있거든요.”(웃음)
셜리 위추이 한국IBM 사장(52)은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IBM 인터커넥트’ 행사장에서 기자를 만나 이렇게 한국어로 말했다. 1월 한국IBM 신임 대표로 부임한 그는 소문보다 더 지한파(知韓派)였다.
중국계 미국인인 그는 한국IBM에서 드문 외국인 사장이자 역대 첫 여성 사장으로 그동안 한 번도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IBM을 통해 글로벌 기술과 전문가를 확보하고, 특히 중국 사업 확장에 신경 쓰는 한국 기업들이 많습니다. 중국과 일본에 있는 연구개발(R&D) 센터를 긴밀하게 연계해 삼성이나 LG 같은 한국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글로벌 차원에서 적극 개발하고 있어요.”
위추이 사장은 “지난 열 달 동안 한국 고객들을 만나 보니 기술과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IBM에 거는 기대가 아주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의 경험을 살려 한국 기업과 정부에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모바일, 전자, 통신 등 여러 첨단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업이 여러 개 있는 나라”라며 “세계 1위 네트워크 환경을 지닌 한국이야말로 헬스케어나 교육 같은 부문에서 IBM의 창조적인 모델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위추이 사장은 새 정부의 슬로건인 ‘창조경제’와 관련해 IBM이 기여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는 “창조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소프트웨어가 꼽히는데 IBM이야말로 지난 20년간 하드웨어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회사로 완전히 변신한 회사”라며 “우리가 이를 위해 쏟아 부은 엄청난 노력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추이 사장은 “한국IBM 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한국의 장기적 비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영을 하겠다”며 “10년 뒤에 ‘잘했던 사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