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팀의 주인을 찾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기에 이번 시즌 우리카드선수단의 목표의식은 확실하다. 강만수 감독이 세터 김광국에게 작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우리카드배구단
■ 개막 D-23 KOVO컵 준우승으로 실력 입증 우리카드
모기업 부재 어려움 딛고 새 이름으로 새 도전
태백서 고강도 체력훈련 통해 독한 시즌 준비
컵대회서 약점 드러낸 서브 정확도·강도 보강
레프트·센터 든든…리베로 공백 메우기 숙제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2013∼2014시즌 판도를 놓고 3강4약이란 전문가 의견이 많다.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2강에 대한항공이 도전하고, 나머지 4개 구단이 4위 싸움을 전개한다는 전망. 새 시즌 포스트시즌은 기본적으로 2∼3위 팀의 플레이오프(PO) 후 챔피언결정전을 진행하는 방식이지만 정규리그 3∼4위 팀의 격차가 승점 3 이하일 때 준PO를 펼칠 수도 있다. 우리카드의 각오가 만만치 않다. 2012∼2013시즌 남자부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낳은 팀은 러시앤캐시 드림식스였다. 모기업 부재로 한국배구연맹(KOVO)의 임시 관리를 받았던 드림식스는 작년 8월 러시앤캐시의 네이밍스폰서 참여로 구단 운영에 숨통을 튼 뒤 올 3월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됐다. 우리카드라는 새 이름으로 새 도전에 나선 가운데 충남 아산에 임시 연고를 뒀다. KOVO컵 준우승과 함께 연착륙에 성공했다.
● 혹독한 시즌 준비
그렇다고 안주하지는 않는다. 진짜 승부는 V리그다. 쉴 틈도 없다. 잠깐 휴식기를 보낸 뒤 8월 혹독한 체력훈련에 돌입했다. 열흘에 걸쳐 이어진 강원도 태백에서의 전지훈련은 강도가 높았다. 선수들은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뛰고 또 뛰었다.
타이트한 시즌을 보내는 동안 “체력이 떨어져 경기력이 나빠졌다”는 변명만큼은 하고 싶지 않다는 강만수 감독의 의지 속에 체력훈련 프로그램이 짜여졌다. 훈련지로 태백을 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 산을 원 없이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태백 시내의 한 헬스클럽을 대관해 오직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전념했고, 그 기간 중 볼을 단 한 차례도 만지지 않았다. 일부 선수는 “이렇게 계속 하다가는 도저히 걷지 못 하겠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런 힘든 과정을 이겨냈다. 9월 말 선수들을 다시 불러 모았고, 최근까지 체력과 기술 훈련을 병행했다. 11월 초 시즌 개막에 맞춰 컨디션 사이클을 정점에 둔다는 목표를 세운 가운데 10월은 기술과 컨디션 조절에 초점을 뒀다. 현재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강 감독은 “선수들 모두가 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어려운 상황, 어려운 살림살이에서 뛰다보니 각오도 아주 특별했다. 지금은 많이 안정됐고, 거의 정착 단계에 돌입했다. 환경이 좋아지면서 선수들도 완전히 ‘우리카드 소속’이란 생각을 갖게 됐다”고 활짝 웃었다.
● 강점은 UP, 약점은 DOWN
“세상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선수가 가장 싫다”는 강 감독은 훈련 시간과 식사 때면 가장 먼저 선수들의 눈빛부터 살핀다. 여러 차례 엄포를 늘어놓은 탓인지 선수들은 늘 긴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루 스케줄을 소화해왔다. 우리카드만의 ‘끈끈한 배구’는 계속 볼 수 있을 것 같다.
● ‘그 이상’을 향해
우리카드의 올 시즌 모토는 간결하다. ‘그 이상’이다. 무리하게 목표치를 높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계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다.
“우린 ‘그 이상’을 향한다. 굳이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 자신을 메어둬서는 안 된다. 물론 현실과 당면한 상황에 안주할 생각도 없다. 언제 어디서나 꾸준하게 그 다음 단계를 위해 뛰자고 선수들에게 말하고 있다.”(강만수 감독)
우리카드의 레프트 진영은 출중하다. 김정환-안준찬-최홍석-신으뜸 모두 왼쪽 공격수다. 사실 김정환은 라이트로 분류돼 있으나 외국인 선수와 함께 뛸 때는 양 측면을 번갈아 책임져야 한다. 여기에 주장 송병일이 중심이 된 세터 라인업(송병일-김광국), 신영석-박진우가 이룬 센터 진용까지 물샐 틈 없이 조련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는 조만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용병 2명을 최종 후보에 올라있다.
그러나 수비 전담 리베로는 아쉽다. 김명길-정민수가 있으나 삼성화재로 이적한 이강주의 공백을 메우는 게 쉽지 않다. 이에 신으뜸을 수비수로 돌리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이 아킬레스건만 잘 대비하면 ‘다크호스’ 그 이상도 가능할 전망이다.
아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