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미국인들 국내문제에 더 관심”
20∼23일 진행된 블룸버그통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49%)이 ‘지지한다’는 응답(47%)보다 높았다. 지지하지 않는 비율이 지지 비율을 역전한 것은 2009년 1월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또 ‘오바마 대통령 밑에서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비율(68%)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비율(25%)보다 월등히 높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만을 집중 조사한 뉴욕타임스-CBS 여론조사에서도 반대 의견(49%)이 찬성(40%)보다 높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대(對)이란 관계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란과의 관계가 호전될 것이라고 보는 유권자는 5명 중 1명 정도(22%)에 불과했다.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합의안도 마련했지만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폐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비율(66%)이 ‘폐기할 것’이라는 응답(33%)보다 두 배 높았다.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계층인 민주당원들 사이에서도 지지율이 78%로, 2011년 9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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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정책에서도 시리아와 이란 경우처럼 근본적 원칙 없이 ‘닥치면 해결한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강경책과 협상론을 오락가락하며 혼선을 빚어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여론조사 기관들은 분석했다.
한편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25일 뉴욕 유엔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측의 거부로 회동이 무산된 것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실망하지 않았다”며 “양국 정상회담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뉴욕포스트는 로하니 대통령이 회동을 거부한 것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남이 ‘죽음의 키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 오바마 대통령과 만난 적성국 정상들은 권좌에서 쫓겨나거나 병사(病死)하는 등 끝이 좋지 않아 로하니 대통령이 만남을 회피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