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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피플] 백경도, 휘문고→日 대학→군입대…돌고 돌아 온 야구 집념

입력 | 2013-09-27 07:00:00

26일 수원 원광대학교 야구장에서 프로야구 10구단 KT의 공개 트라이아웃 홍백평가전이 열렸다.  군인 신분으로 트라이아웃에 참가 한 B팀 백경도가 안타를 치고 나가고 있다. 수원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kt 트라이아웃 참가 현역 군인 백경도

복무 중 휴가 틈타 참가…눈도장 성공
좋은 체격에 뛰어난 콘택트 능력 보유
제대 한 달 남아 잔여 일정 소화 걱정


kt 위즈의 공개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 중에는 이색 경력과 특별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많다. 대부분이 한 차례 아픔을 겪은 뒤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선수들 중 눈에 띄는 한 선수가 있었다. 학력란에 ‘야마구치 복지 문화 대학교’라고 써 있는 백경도(24·사진)였다. 현재 현역으로 군복무 중인 그가 휴가 중에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주목을 받았다.

고등학교(휘문고) 졸업을 앞두고 프로팀의 지명을 받지 못한 그는 대학 진학을 일본으로 했다. 국내 대학과도 입학 논의가 있었지만 일본야구를 경험하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서 타국으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당시 휘문고 전형도 감독(현 두산 2군 코치)의 도움으로 일본으로 갔으나 적응이 쉽지 않았다.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지만 생활비가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도 얻기 힘들었다. 일본인 코치는 아무래도 일본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줬다. 백경도는 “입학 할 때부터 차별을 각오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버티기 힘들었고, 생활비도 부담됐다”며 “그래서 병역의 의무부터 해결하고 한국 프로 무대를 노크하기로 마음먹고 휴학하고, 입대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생활이 힘들긴 했지만 그에겐 값진 경험이었다. 한국에 비해 팀 훈련량이 적은 탓에 개인 훈련을 하는 방법과 그 중요성을 깨달았다. 일본에서 했던 개인훈련들은 군에 입대해서도 야구의 감각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였다.

현재 수도권 OO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조교로 생활하는 그는 제대를 한 달 정도 앞두고 있고 꿈을 이루기 위해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그는 “군대에서 kt 공개 테스트 일정이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준비했다. 현역 군인이기 때문에 훈련할 시간은 남들보다 부족했지만 주변의 도움과 배려 덕분에 방망이를 어느 정도 돌려보고 올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투수 출신인 그는 일본 대학 팀에 입단한 뒤 야수로 전향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배트를 돌린 게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뛰어난 콘택트 능력으로 kt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또한 키 190cm, 몸무게 90kg으로 신체조건도 좋다.

백경도는 프로선수가 되기까지 남들에 비해 넘어야 할 관문이 하나 더 있다. 1차 테스트에 합격해도 다음달 1일부터 남해에서 열리는 2차 테스트 참가가 불투명하다. 10월 30일에 제대하기 때문에 휴가를 또 쓸 수 있을지 미지수다. 휴가를 쓰더라도 kt가 정한 테스트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백경도는 “뒤에 벌어질 일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일단 1차 테스트에서 합격하고, 한국에서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며 “내일까지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밝혔다.

수원|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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