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폼이 예사롭지 않다. 서울 퀄리티스타트의 ‘수단 용병’ 이규빈 씨는 고교시절 배구, 테니스, 스쿼시 등을 섭렵한 스포츠우먼이다. 타고난 운동신경의 소유자인 만큼 야구를 습득하는 시간도 빨랐다. 2013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에서도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 중이다. 익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서울 퀄리티스타트 야구단 중심타자
‘수단 용병’이라 불리는 그녀 이규빈
“수단 용병 어디 갔어?”
학창시절 아버지 따라 수단서 6년 살아
다시 한국 왔을 땐 아는 사람 하나 없어
그러다 찾은 야구장…새로운 식구 생겨
야구장 대여비도 자체 해결…지원 절실
내년엔 투수 꿈…신나게 야구하고 싶어
● 이규빈 씨가 ‘수단 용병’으로 불리는 이유
이규빈 씨는 팀 내에서 ‘수단 용병’으로 통한다. 국적은 당연히 대한민국. 누가 봐도 한국사람이다. 그러나 학창 시절 외국에서 12년을 보낸 이력을 갖고 있다. 그것도 교민들이 거의 없는 아프리카 수단에서 6년이나 살았다. 무역업을 하시는 아버지를 따라 열 살 때 수단과 인연을 맺었고, 고교 시절 미국으로 이사해 대학까지 졸업했다. 흔치 않은 지역 출신인데다 운동신경까지 뛰어나 동료들에게 그런 별명을 얻은 것이다.
지금 이 씨는 대학 동기들과 IT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팀에서도 ‘만능 스포츠우먼’의 능력을 뽐내고 있다. 고교 시절 배구, 테니스, 스쿼시를 하면서 운동능력을 키워온 덕분이다. 처음에는 외야수로 출발했다가 올해는 1루수를 보면서 중심타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씨는 “내년에는 투수를 한 번 해보는 게 소원”이라며 활짝 웃었다.
● 베테랑 같은 신생팀 “우리 팀 지원 좀 해주세요∼”
퀄리티스타트는 다음 라운드에서 서울 블랙펄스를 만난다. 지난해 초대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우승팀이다. 그러나 이규빈 씨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도 2승을 했고, 3차전 없이 부전승으로 8강에 올랐다. 함께 훈련을 많이 했고 분위기도 좋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퀄리티스타트는 올해 1월 창단한 팀이지만, 강팀이었던 마구잡이 소속 선수들이 대거 옮겨온 터라 다른 신생팀들보다 실력이 월등하게 좋다. 이 씨는 “처음에는 내가 초보라서 기술적으로도 열악하고 잘 몰랐는데, 점점 경기를 해가면서 나아지는 내 모습을 보는 게 재미있다. 또 이제는 새로 들어오는 회원들을 가르쳐주고 좋아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똑같이 재미있다”고 귀띔했다.
익산|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