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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네바다 51구역에 외계인은 없다”

입력 | 2013-08-19 03:00:00

영화에 단골 등장 美 1급 비밀기지… “냉전시대 U-2 정찰기 시험장” 밝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북서쪽에 차량으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51구역’은 일명 ‘ET 하이웨이’로 불리는 네바다 주의 고속도로 375호선과 인접한 곳이다. 사진은 미확인비행물체(UFO)가 그려진 ‘ET 하이웨이’ 표지판. 사진 출처 인디펜던트

“지구에 온 걸 환영하네.”

미국 공상과학영화 ‘인디펜던스데이’에서 주인공 윌 스미스는 지구에 도착한 외계인을 덮치며 이렇게 외친다. 외계 침략자들과 맞서 싸우는 영화의 실제 무대는 바로 ‘51구역(Area51)’이다.

미국 네바다 주 사막에 자리 잡은 1급 비밀 군사기지인 이곳은 그동안 미확인비행물체(UFO)와 외계인 괴담 진원지로 온갖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유명 TV 시리즈 ‘X파일’과 영화 ‘인디아나 존스와 크리스털 해골의 왕국’에서도 외계인 시신과 연구 시설이 수용된 곳으로 묘사됐다.

민간인 접근이 철저히 통제돼 베일에 싸였던 이곳의 실체가 드러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51구역의 존재를 처음으로 공식 인정하는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이번 자료 공개는 정부의 공중 감시 프로그램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온 미국 조지워싱턴대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졌다. CIA는 ‘CIA와 정찰기: U-2와 옥스카트(OXCART) 프로그램, 1954-1974’라는 제목이 붙은 400쪽 분량의 보고서를 15일 국가안보문서보관소(NSA·National Security Archive) 사이트에 올려 공개했다.

보고서는 “51구역은 냉전 당시 옛 소련의 영공을 지나며 감시에 나섰던 U-2 정찰기의 실험 장소였다”며 “51구역은 라스베이거스에서 북서쪽으로 80마일(약 129km)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우주선이나 외계인 연구에 관한 내용은 일절 없었다. CIA는 U-2 첩보기의 탄생과 실험 과정 등을 상세히 밝히며 “사람들이 U-2기를 UFO로 오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경비행기를 개조한 U-2기는 1955년 7월 네바다 사막에 처음 도착했다. 초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한 U-2기는 옛 소련의 주요 미사일과 핵 기지를 염탐하는 첩보기였다. 보고서는 “6만 피트(약 18.3km) 상공을 날 수 있었던 이 첩보기의 은빛 날개에서 초저녁 태양광이 반사됐다”며 “당시 아무도 그토록 높이 나는 비행체가 있을 것으로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1950년대 말과 1960년대에 등장한 UFO 목격담의 절반 이상이 당시 시험 비행을 했던 U-2기와 다른 정찰기들로 밝혀졌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 밖에도 A-12 옥스카트 정찰기, F-117 스텔스기처럼 시험에 사용된 항공기를 소개하며 러시아, 쿠바에서 활약한 첩보기의 작전 내용도 밝혔다.

정보 공개를 청구한 제프리 리첼슨 NSA 선임연구원은 “2002년 CIA에 51구역에 관한 정보 공개를 요청했을 때 상당 부분 편집된 내용을 받아 2005년에 재청구했다”고 밝혔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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