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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말 9초에 ‘7전8기 아파트 분양’ 노린다

입력 | 2013-08-17 03:00:00


예년보다 이른 8월 중순부터 ‘가을 분양대전’의 막이 오른 가운데 주택시장 침체로 오랜 기간 사업 추진이 중단됐던 아파트들이 속속 분양을 재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건설사가 부도나거나, 사업성이 떨어져 분양을 미뤘거나 각종 소송에 휘말렸던 단지들이 ‘7전 8기’ 끝에 수요자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들 아파트의 분양 성적이 올 하반기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할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단지 규모가 큰 데다 수년간 분양 계획을 잡았다가 취소하기를 반복했던 만큼 지역 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16일 본보기집을 연 울산 울주군 삼남면의 ‘경동·우신 알프스타운’은 1540채로 이뤄진 대단지다. 골조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이전 시공사였던 장백건설의 부도로 10년 이상 사업이 중단됐다. 그러다 경동건설과 우신종합건설이 사업장을 인수해 이번에 분양을 재개했다. 회사 관계자는 “장기간 방치된 아파트라는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최신 트렌드에 맞춰 상품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경북 포항시 득량동에서 본보기집을 여는 ‘양학 도뮤토’는 2008년 5월 신도종합건설이 시행 시공을 맡아 분양을 추진했던 곳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사업이 흐지부지된 뒤 올 초 새로운 시행사가 사업을 넘겨받았고 포스코A&C가 시공사로 선정됐다. 회사 관계자는 “오랜 기간 사업이 지연되면서 지역주민들에게 이미 유명해진 곳”이라며 “언제 분양하느냐는 문의가 계속됐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1구역에 들어서는 ‘텐즈힐’은 2007년부터 분양을 계획했던 곳. 조합 설립 인가 관련 소송이 진행된 데다 먼저 분양한 왕십리뉴타운 2구역의 분양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일정을 계속 늦췄다. 우여곡절 끝에 23일 본보기집을 열고 전용면적 59∼149m² 1702채 가운데 607채를 분양한다.

같은 날 삼성물산이 경기 부천시 중동에서 분양을 시작하는 ‘래미안 부천 중동’은 2008년 지역조합 아파트로 출발했다가 2011년 토지 매입 관련 소송이 벌어지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그러다 삼성물산이 아예 용지를 사들여 자체사업으로 전환해 분양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8월 말에서 9월 초에 분양하는 선두주자들의 분양 결과가 하반기 분양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전세금이 급등해 전세수요 중 일부는 분양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