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함경도 원산의 의사 집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린 시절 소아마비에 걸려 외롭게 지내다 우연히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듣고 감동을 받아 음악을 시작했다. 거의 독학으로 바이올린을 익힌 끝에 서울대 음대의 전신인 경성음악전문학교의 첫 입학생이 됐다. 6·25전쟁 후 서울대 교수가 됐고 KBS교향악단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악장으로도 활약했다.
1968년 미국 피바디음악원의 교수 초빙 제의를 받고 미국으로 이민 갔다. 1974년 동아일보 광고탄압 사태 때 미국에서 음악회를 열어 그 수익금으로 동아일보에 격려 광고를 싣기도 했다. 이후 통일운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작곡가 윤이상과 친분을 맺고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2004년 회고록 ‘한 마리 새가 되어’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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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