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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29일 개봉 ‘엘리시움’

입력 | 2013-08-14 03:00:00

2154년 지구… 미래는 왜 더 무서워지나




영화 ‘엘리시움’에서 인류를 구하는 전사로 변신한 맷 데이먼은 거친 ‘상남자’의 액션을 선보인다. 올댓시네마 제공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가 그래 왔듯이 ‘엘리시움’(29일 개봉) 역시 영웅적인 미국인 한 명이 인류를 지켜낸다는 이야기다.(첫 문장부터 스포일러일 수 있겠다.) 하지만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는 기존의 할리우드 영화에서 봐왔던 외계인이나 원인 모를 질병 바이러스,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거대 행성이 아니다. 계급의 꼭대기에 선 가진 자들의 ‘탐욕’이다.

영화의 배경은 2154년 질병과 가난, 인구 폭증으로 황폐해진 지구다. 상위 1%의 부자들은 우주 밖에 그들만의 낙원 ‘엘리시움’을 설계해 지구를 버리고 떠난다. 엘리시움의 시민은 철저히 지배자로 군림하며 지구에 남은 사람들을 노예처럼 감시한다. 그들만의 유토피아로 진입을 시도하는 일반 지구인들은 가차 없이 죽여 버린다. 이런 명령을 내리는 악역 로데스로 조디 포스터가 나온다.

‘시민’의 최대 특권은 집집마다 구비된 첨단 의료장치다. 버튼 조작 하나만으로 백혈병 같은 불치병도 1초 만에 뚝딱 고쳐낸다. 주인공 맥스(맷 데이먼)가 지구를 떠나 엘리시움으로 들어가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질병으로 고통받는 인류를 구하기 위해 죽음을 불사하고 우주선에 몸을 싣는다.

2009년 SF영화 ‘디스트릭트 9’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한 닐 블롬캠프 감독이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블롬캠프 감독은 전작에서 인간의 잔인한 본성을 낯선 각도에서 조명하며 철학적이고 사회성 짙은 메시지를 드러냈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번 영화 역시 독특한 상황 설정 속에서 권력을 가진 1%의 소수가 특권을 지켜내기 위해 99%에 대해 얼마나 이기적이고 잔인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철학적이고 무거운 영화의 주제는 현실적인 공간배경과 특수효과가 더해져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 특히 로봇과 사람의 액션 장면은 실제로 보일 만큼 감쪽같다. 초호화 우주도시인 엘리시움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게 아니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찍었다. 지구의 버려진 도시 로스앤젤레스는 멕시코의 슬럼가에서 촬영해 현실감을 더했다.

독특한 설정에서 나오는 상상력과 특수효과, 화려한 액션 등 즐길 요소가 많지만, 불쑥불쑥 등장하는 멜로는 몰입을 방해한다. 1분 1초가 긴급하게 돌아가는 최후의 순간을 앞두고 사랑하는 여자에게 전화로 마음을 전하는 장면은 긴장감을 확 떨어뜨린다. 엄청난 상상력의 세계로 관객을 끌어들인 초반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청소년 관람불가.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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