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세제개편안 원점 재검토'를 지시한 것과 관련, "박 대통령이 마치 휴가 다녀와서 세제개편안을 처음 보는 것처럼 말한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정·청이 합의했다는 말이 거짓이었다면 그것대로 문제고, 당·정·청이 합의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대통령과 여당의 태도는 떳떳하지 못하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이 사전에 보고를 받아 내용을 파악하고 있음에도 '세금폭탄'이라며 반발이 심해지자 세부내용은 몰랐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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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김 대표는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등 이번 세제 개편안을 주도한 경제라인의 교체를 거듭 주장했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서민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려면 경제부총리, 경제수석 등 현 경제라인에게 원점 재검토를 맡길 게 아니라, 서민과 중산층의 민생을 제대로 살필 수 있는 다른 정책 지향점을 가진 팀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 "박 정부가 원점 재검토한다는 세법 개정안은 그야말로 원점부터 달라져야 한다"며 정부가 증세 대상 소득기준선을 3450만 원에서 5000~6000만 원대로 올리는 내용의 세제개편안 보완을 검토하는 데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명박 정부에서 시행한 '부유층 감세' 원상회복 ▽지하경제 양성화 공약실천을 통한 고소득 전문직·자영업자 탈루율 40%에서 0%로 감축 실현 ▽고소득층 과세구간 재조정 ▽국정원 사찰예산 등 영수증 없이 처리하는 예산축소 및 정부부처의 숨은 홍보비 대폭 축소 등 세출 예산 구조조정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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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서민·중산층이 처한 벼랑 끝 상황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아 답답하다"면서 "서민과 중산층 세금 문제를 거위의 털 뽑는 것으로 보는 권위주의적 발상을 버려야 한다. 거위의 꿈을 빼앗는 정권 치고 성공한 정권 없다"고 강조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