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亞농구선수권 샛별 김민구대표팀중 114득점 최고… 농구월드컵 진출 일등공신
마닐라=사진공동취재단
김민구는 11일 막을 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빛났다. 그는 한국팀 주포인 선배 조성민(KT)을 제치고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114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12.7득점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전체 선수 중 11위다. 김민구는 필리핀과의 4강전에서 양 팀 최다인 27득점, 대만과의 3, 4위전에서도 양 팀 최다인 21점을 넣었다. 스물두 살 대학 선수가 ‘에이스’ 역할을 한 것이다. 한국 남자 농구는 대만을 75-57로 대파하고 16년 만에 세계선수권 티켓을 따냄과 동시에 ‘신성(新星)’을 발견했다.
김민구는 경희대에서 ‘구비 브라이언트’로 불린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만큼이나 뛰어나다는 뜻으로 주변에서 붙여준 별명이다. 김민구는 대학리그에서 놀라운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 경기당 평균득점은 2011시즌 19.09점, 2012시즌 22.64점, 2013시즌 18.62점에 달했다. 리바운드와 도움 능력도 수준급이다. 매 시즌 경기당 평균 6개 이상의 리바운드에 5개 이상의 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경희대에서 그는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 스몰포워드를 넘나드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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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 슈터’로 불린 조성원 SBS-ESPN 해설위원도 “김민구는 이번 대회 최고의 수확”이라고 치켜세웠다. 조 위원은 “아시아선수권 공인구인 몰턴 농구공은 미끄럽고 예민한 공이다. 국내에서 쓰는 스타 공인구와는 재질도 무게도 전혀 다른데 김민구가 대회 후반에 완벽하게 적응했다”며 “슈터로서 정신적인 면은 잘 갖췄다고 본다. 슛 타이밍만 좀 더 빠르게 교정하면 크게 발전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슛도사’ 이충희 동부 감독부터 시작돼 ‘람보 슈터’ 문경은 감독의 현역 시절 이후 끊어진 듯했던 한국 슈터의 계보를 김민구가 이을 수 있을까.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김민구는 “그분들과 비교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슛을 많이 던진 거지 성공률이 그만큼 높은 건 아니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유재학 감독님께 많은 것을 배웠다. 포인트가드보다는 슈팅가드가 내 체질에 맞는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