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3일 방영 ‘불멸의 국가대표’… 천하무적야구단과 흥미진진 한판
종합편성TV 채널A 프로그램 ‘불멸의 국가대표(불국대)’가 야구에 도전했다. 7월 29일 경기 안산시 배나물야구장에서 양준혁 SBS-ESPN 해설위원(감독), 마해영 XTM 해설위원(포수), 이만기 인제대 교수(선발투수·왼쪽부터)가 경기 시작에 앞서 상대팀 ‘천하무적 야구단’의 연습을 지켜보고 있다. 채널A 제공
하지만 작은 풀숲 사이로 야구장 조명탑이 삐죽이 솟아 있었다. 나지막한 언덕을 한참 오르자 ‘배나물 야구장’이라는 글씨가 보였다. 푸른 인조잔디가 깔린 야구장에서 공을 주고받는 이들은 동봉철 마해영 안경현 양준혁 이숭용 정수근 등 프로야구 역사에 굵직하게 이름을 남겼던 ‘레전드 선수들’. 마해영 XTM 해설위원이 짧은 바운드를 능숙하게 잡아내자 어디선가 “살아있네”라는 유행어가 들렸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그때 ‘천하장사’ 이만기가 야구 유니폼을 입고 다가왔다. “은퇴 후 카메라 앞에서 야구하는 건 처음이죠?”라며 악수를 건네자 “야간경기도 처음입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곧 2002 월드컵 주역 송종국도 야구 유니폼을 입은 채 나타났고, 레슬링 스타 심권호도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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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대 고정 출연자로 이날 감독 데뷔전을 치르게 된 양준혁 SBS-ESPN 해설위원은 침착하게 상대팀 연습을 지켜봤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고민하던 ‘양 감독’은 결국 이만기 인제대 교수를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나이가 제일 많다는 이유였다. 이 교수는 자기 나이를 뜻하는 등번호 51번을 달고 있었다.
마 해설위원과 배터리를 이룬 이 교수는 1회를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2회에 3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한술 더 떠 양 감독마저 상대 선발투수인 가수 김창렬에게 삼진을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불국대로서는 분위기 반전이 꼭 필요했다. 양 감독은 이 교수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자신이 직접 구원투수로 나섰다. 감독이 솔선수범하자 선수들도 힘을 냈다. 3회 한 점을 만회하며 추격을 시작한 불국대는 4회 공격 때 동점을 만들었고, 양 감독이 직접 타점을 추가하면서 4-3 역전에 성공했다.
한 점 차 승부는 마지막 이닝인 7회까지 계속됐다. 양 감독은 그때까지도 천무단 타자들을 무실점으로 막고 있었다. 레전드 선수들은 “현역시절에는 장난으로라도 1이닝 이상 던지지 않던 양 감독이었다”면서 “현역시절에도 못 보던 열정”이라며 기를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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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최진욱 인턴기자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