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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의료관광 패키지 ‘리본’ 외국인이 체험해보니

입력 | 2013-07-29 03:00:00

믿을만한 프로그램-친절한 진료상담 ∧∧
부정확한 통역-예상과 다른 소요시간 ㅠㅠ




우즈베키스탄인 아이다 사그둘라예바 씨(오른쪽)가 26일 서울 강남구 한 피부과에서 자신의 피부를 가리키며 피부 고민을 상담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눈 밑에 다크서클이 고민인데 피곤해서 생긴 걸까요. 유전적인 요인일까요?”(사그둘라예바 씨)

“색소 침착일 수도 있고 피부의 구조적인 원인일 수도 있어요. 치료 방법을 설명 해드릴게요.”(주혜영 원장)

26일 강남구 역삼동 아름다운나라피부과에서 우즈베키스탄 여성 아이다 사그둘라예바 씨(26)가 피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상담은 15분 동안 이어졌다.

정부가 의료관광산업을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가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외국인 의료관광 패키지 상품 ‘리본’을 내놨다. ‘한국에 와서 다시 태어난다’는 뜻으로 지은 ‘리본(Re Born)’은 강남구 내 병원과 스파, 헤어숍, 웨딩스튜디오 등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서비스를 묶어 총 53개 상품으로 구성한 것이다.

강남구가 이 같은 상품을 개발한 것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수수료 없이 공신력 있는 병원을 소개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출장이나 단기 관광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한국에 온 김에 간단한 검진이나 시술을 위해 의료 상품을 소개받고 싶어도 믿을 만한 정보를 찾기 힘들 때가 많았다. 본보는 사그둘라예바 씨와 동행하며 의료관광 패키지의 장단점을 살펴봤다.

26일 투어는 리본 패키지를 운영하는 강남구 압구정동 강남메디컬투어센터에서 시작했다. 강남구가 2일 문을 연 메디컬투어센터에는 각 병원에서 직접 나온 직원들이 의료관광을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적합한 병원과 의료상품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사그둘라예바 씨는 이날 리본 상품 중 피부관리와 산부인과 건강검진, 스파를 한 상품으로 묶은 600달러(약 67만 원)짜리 ‘3데이즈 인 헤븐 패키지’를 예약했다. 메디컬투어센터에서는 각 병원과 스파에 사그둘라예바 씨 이름으로 원하는 시간을 예약해줬고 병원까지 가는 교통편을 자세히 설명해줬다.

피부 관리를 받으러 간 역삼동 아름다운나라피부과에서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를 할 수 있는 직원들이 상주해있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없었다. 특정 언어에 대한 통역이 없는 경우 강남구 메디컬투어센터에 연락을 하면 통역을 연결해 준다. 사그둘라예바 씨는 ‘막걸리 케어’라는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1시간짜리 피부 케어를 받은 뒤 병원을 나서며 “의사들이 자세하게 물어보고 궁금한 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답해 줘 외국인 환자들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비스도 마치 ‘공주님’ 대접을 받는 것처럼 편안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피부 관리를 마친 사그둘라예바 씨는 대치동 미즈메디 산부인과로 이동해 자궁, 유방, 갑상샘초음파 검사 등 1시간에 걸친 산부인과 기본검진을 받았다. 러시아 환자들이 불임 치료를 받기 위해 많이 찾는 미즈메디에는 러시아인을 위한 의료관광 코디네이터가 상주하고 있었다. 의료관광 코디네이터가 병원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검진 결과가 나오는 순간까지 동행했고 불편한 점은 없는지 수시로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역삼동 JW스파에서도 영어와 일본어 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투어를 마친 사그둘라예바 씨는 “원하는 것을 묻거나 답변을 들을 때 큰 어려움이 없었고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들의 서비스 수준이 높아 외국에서 친구들이 오면 추천해 줄 만하다”고 평가했다. 구청에서 소개하는 믿을 만한 프로그램이라는 점과 상품 구성이 다양한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패키지 상품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정확한 통역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다. 사그둘라예바 씨는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 병원에 갔을 때 가장 불편한 점으로 꼽는 것이 부정확한 통역과 의료 코디네이터가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상황”이라며 “서비스 질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