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슈퍼카 ‘GT-R’/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그렇지만 액션물도 가끔 고유의 생명력을 얻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업적 성공을 원동력으로 삼아 꾸준한 사랑을 받는 시리즈로 거듭난 작품들이 그렇죠. 몇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다이하드’라든지 ‘에이리언’ 시리즈, ‘리셀 웨폰’ 등등…. 그래도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역시 ‘분노의 질주’가 가장 먼저 떠오르겠죠?
5월 개봉한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은 시리즈의 최신작입니다. 벌써 6편째인 ‘분노의 질주’는 자동차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라기엔 너무 액션에만 치우쳤던 시리즈도 적지 않았는데요. 이번엔 영화 시작부터 스페인 카나리 섬의 풍광을 배경으로 한 박진감 넘치는 질주 장면이 등장합니다. 전 이 도입부를 보고 “이제야 제대로 만드는군!”이라고 환호성을 터뜨리며 주먹을 불끈 쥐었을 정도라니까요.
사실 영화 속 내용은 어디선가 한 번쯤은 본 듯한 구성입니다. 범죄자를 잡기 위해 다른 범죄자의 힘을 빌리는 공권력. 다른 점을 굳이 찾아보자면 최고의 운전 실력을 갖춘 무력집단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 정도이죠. 덕분에 영화 속에서는 시대를 풍미한 다양한 브랜드의 명차를 만날 수 있습니다.
미국 영화인 만큼 포드 ‘GT’나 ‘셸비 코브라’ 같은 아메리칸 머슬카가 등장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번 작품에서는 유럽 차도 크게 늘었습니다. 레인지로버와 BMW ‘M5’ 등 잘 알려진 차 말고도 지네타 ‘G60’이나 젠슨 ‘인터셉터’ 같은 희귀한 모델도 활약합니다.
영화가 끝나도 엔드롤이 끝까지 올라가는 걸 기다리세요. 다음 편을 암시하는 도쿄 시부야 도심에서의 광란의 질주가 이어집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