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서울에서 임진강을 건너 군(軍)이 지정한 서부전선 민간인 출입 통제선을 넘어서면 처음 만날 수 있는 미군 부대가 캠프 그리브스였다. 남방한계선 2km 지점에 있는 이 부대의 기치는 ‘홀로 우뚝 서다(Stands Alone)’였다. 6·25전쟁 직후인 1953년 7월 설치된 이 부대는 2004년까지 주둔하면서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를 지원하기 위한 전투 부대로 활동했다. 비무장지대에는 권총 이외에 중화기를 갖고 들어갈 수 없으므로 캠프 그리브스가 핵심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북한이 남침이나 기습 포격을 감행할 경우 자동으로 군사 개입이 이뤄진다는 뜻에서 ‘인계철선’으로 불렸던 주한미군은 점차적으로 평택 이남으로 옮겨가고 있다. 캠프 그리브스도 2007년 한국에 반환됐고 이제는 새로운 역사 테마파크로 거듭나고 있다. 전체 용지 22만5000여 m²(약 6만8000평) 중 절반이 조금 넘는 면적에 안보체험 시설, 생태예술, 휴양시설을 만든다. 냉전을 거치며 유일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군이 해외주둔 지역에서 사용하던 콘센트 막사와 생활관, 체육관 등은 원형을 보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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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