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록 성균관대 홍보전문위원
무엇이 나라를 강대하게 할까? 경제력, 군사력, 천연자원 등을 꼽기 쉬운데, 필자는 뜻밖에도 ‘독서’라고 답변한 미국인들이 참 ‘희한하게’ 생각됐다. 그들이 내건 슬로건은 ‘독서가 나라를 강대하게 만든다(Reading makes a country great)’는 것이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단체가 ‘딕셔너리 프로젝트(The Dictionary Project)’다. 이들은 해마다 전국 초등학교 3학년생에게 ‘국어(영어)사전’을 선물하고 있다. 어휘력과 독해력을 향상시켜 공부를 하게 함으로써 나라를 더욱 강대하게 만드는 초석을 다지자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의아하게 여긴 것은 독서가 중요하다면서 ‘왜 책(book)이 아니라 사전(dictionary)을 주는 것일까’였다. 이는 이 단체의 연혁을 살펴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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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기부 활동의 양적 팽창과 성장은 물론이거니와 그들의 이론적 무장에 더욱 놀랐다. 초등학교에서 대학에 이르는 16년간의 학업 과정에서 초등학교 3학년이 가장 큰 분수령이 된다고 한다.
초등학교 1, 2학년은 읽을 줄 알기 위하여 공부하는 단계이고, 3학년 이후 대학 4학년까지는 지식 축적을 위하여 많은 책을 읽어야 하는 단계인데, 이때 가장 강력한 학습도구가 바로 사전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로 놀란 것은 우리가 무상급식으로 학생들의 ‘배’를 채우게 하는 일에 골몰하는 사이에, 미국은 사전 선물로 학생들의 ‘머리’를 채우는 일에 몰입한 것이다. 동물이 아니라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는 ‘먹여 기르는’ 사육(飼育)이 아니라 ‘가르쳐 기르는’ 교육(敎育)이 더욱 중요함을 이제라도 깨달아야겠다.
미국은 ‘다(多) 대 다’ 방식으로 사전 장학 프로젝트를 선구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3학년생이 45만여 명이라고 한다. 매년 120억여 원의 투입으로 ‘강대한 나라’를 만드는 프로젝트는, 선발주자를 추월하는 지름길일 것 같다. 학비를 지급하는 재래 방식에 그치지 말고 교구(敎具)를 지원하는 선진국형 장학제도를 도입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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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록 성균관대 홍보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