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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문화상품 찍고 학술 넘보다

입력 | 2013-06-18 03:00:00

英서 2014년 세계 첫 리뷰전문지 발간… “비평저널 필요” vs “포르노 부추겨”




“포르노를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인정해 본격 학술비평 저널을 정기적으로 출간하겠다.”

“포르노 시장의 확대만 노린 궤변이다.”

영국의 인문사회과학 출판사 루틀리지가 내년 봄 창간을 예고한 포르노 리뷰 전문지 ‘포르노 스터디스’를 놓고 찬반양론이 뜨거워지고 있다고 일간지 가디언이 16일 보도했다.

루틀리지는 지난달 피오나 애투드 미들섹스대 교수(문화과학)와 클라리사 스미스 선덜랜드대 부교수(성문화학)를 책임편집자로 임명하고 “사회학 범죄학 노동과학 미디어학을 아우르는 관점에서 포르노 콘텐츠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세계 최초의 글로벌 포르노 비평 저널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과 인쇄물로 계간 발행할 예정이며 이미 국제표준연속간행물번호(ISSN) 등록을 마쳤다.

애투드 교수는 “전 세계 인터넷 회선 사용량의 약 30%가 포르노 전송에 사용되고 있다”며 “TV나 영화와 같은 일상적 콘텐츠가 된 포르노에 대한 학술적 연구와 비평이 활발해지면서 그 결과물을 정기적으로 집대성하는 전문지가 자연히 필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허핑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인터넷 포르노 사이트 방문자 수는 월 4억5000만 명으로 아마존, 트위터, 넷플릭스(미국 최대 인터넷 DVD 대여 사이트) 사용자 수를 합친 3억1600만 명을 웃돈다.

그러나 포르노 추방을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은 ‘학술지를 표방하지만 결국 포르노 산업 응원단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게일 다인스 미국 보스턴 휠록칼리지 교수(사회학)는 “포르노 전문 저널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편집 방향이 걱정된다”며 “포르노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연구를 무시한다면 ‘학술을 흉내 낸 쓰레기’가 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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