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차례에 걸친 개성공단 통행 차단이 해제된 뒤 북한은 일방적으로 최저임금을 300달러로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개성공단에서 50달러로 시작한 최저임금의 가이드라인은 ‘매년 5% 인상’이어서 우리 업체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금액이었다. 입주 기업들은 200달러까지 올려줄 용의가 있지만 대신 일한 실적만큼 봉급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조건과 함께 북한 근로자를 자유롭게 채용할 인사권을 요구했다. 일종의 성과급 제안이었고 자본주의를 시험해 보겠다는 ‘맞불 작전’이었다. 북한은 결국 300달러 요구를 슬그머니 철회했다. 현재 개성공단의 평균 임금은 130달러 정도다.
▷자본주의적 요소가 체제 속으로 침투하는 것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던 북한이 공장과 기업소 스스로 노동자 임금을 결정하도록 하는 제도를 4월부터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가 노동자의 임금을 결정하는 탓에 지금까지 개별 노동자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규정 임금 이상을 받을 수 없었던 것에 비하면 혁명적인 변화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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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