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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설사·복통 호소하던 아이 꾀병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입력 | 2013-05-22 03:00:00

‘염증성 장질환’ 3년새 12% 증가




요즘 ‘염증성 장질환(IBD·Inflammatory Bowel Disease)’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환자는 2009년 4만144명에서 지난해 4만4897명으로 3년새 11.8% 증가했다.

염증성 장질환이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걸쳐 발병하는 만성질환이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여기에 속한다.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많은 학자들은 △장 안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에 대한 과도한 면역반응 △서구화된 식생활이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환자들은 설사, 혈변, 만성복통 등의 증세를 보인다.

대한장연구학회는 최근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을 맞아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 조사 결과(복수응답)를 발표했다. 그 결과 직장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환자가 전체의 63.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36.9%는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시기가 매우 늦다는 점도 입증됐다. 전체 환자 가운데 증상을 경험하고 6개월이 지나서야 병원을 찾는 환자가 41.2%나 됐다. 특히 응답자 중 153명(25.5%)은 발병한 지 1년이 지난 뒤에야 병원 진단을 받았다.

대한장연구학회 관계자는 “특히 10대의 경우 설사, 복통을 호소해도 주변 사람들이 꾀병으로 오인해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 받은 환자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술 비율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가 1989년 6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한 크론병 환자 2043명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2006년 이후 환자들의 장 절제 수술 비율이 과거에 비해 감소했다는 것. 비록 만성질환이지만 환자들이 병으로 겪는 고통이 점차 줄어드는 게 통계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양석균 대한장연구학회 회장은 “염증성 장질환이 비록 희귀난치성 질환이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일반인 못지않은 삶을 살 수 있다”며 “환자 주위의 관심과 배려가 가장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