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과 협력사에 사내교육 ‘브랜드 아카데미’ 무료개방
10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에서 전성률 경영학부 교수(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서강-SK 브랜드 아카데미’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서강-SK 브랜드 아카데미는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가 2007년부터 사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운영해오던 학습 프로그램을 외부에 개방해 만든 것이다. 올해부터 협력업체와 대학생들도 과정에 참여하도록 해 3일 개강했다. 수업 후 만난 학생들은 “수업료가 전액 무료인 데다 브랜드·마케팅 분야의 전문 강사들이 총출동하는 커리큘럼이 아주 훌륭하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 협력업체 인재양성에 힘 쏟는 SK
외부 개방 결정 후 SK(주)는 자체 기획으로 운영되던 아카데미 교육의 커리큘럼을 더 체계적 전문적으로 만들기 위해 서강대와 손을 잡았다. 그 과정에서 서울시내 여러 대학의 학생들도 아카데미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아카데미에 대한 협력업체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안료 전문업체 우신피그먼트의 최진규 마케팅영업 팀장(40)은 “이전에 사내 브랜드 구축 작업에 참여했을 때 전문지식과 소양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대기업과 유명 대학 교수님들이 관리해주는 프로그램이 앞으로 업무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SK(주) 측은 “브랜드 아카데미는 협력업체 전문인력 육성을 지원하려는 그룹 차원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SK동반성장아카데미’ 등을 통해 지금까지 7만여 명의 협력업체 전문인력을 배출했다. 올해는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신설하기도 했다.
○ 상생과 산학,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대학생들 역시 SK그룹과 협력업체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자극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SK(주)는 아카데미 개강 전 서울 소재 대학의 마케팅 및 브랜드 관련 동아리에 아카데미 안내문을 보냈다. 전성률 서강대 교수가 접수된 동아리 소개서와 지원서를 검토해 7명의 학생을 선발했다. 다양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공부뿐 아니라 현업에 있는 분들과의 네트워킹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입을 모은다.
중앙대 3학년 이재규 씨(24)는 “인턴근무나 공모전 응모 등에서는 기업은 갑, 학생은 을인 관계로 내 아이디어를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브랜드 아카데미에서는 내가 많은 것을 배우고 얻어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20과목, 8회 과정으로 진행되는 커리큘럼을 모두 이수하는 사람은 서강대 경영대학원장 명의의 수료증을 받게 된다. SK그룹은 아카데미 수료 성적 우수 학생에 대해 입사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