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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민주대표 현충원 참배… 이승만-박정희 묘역은 안 찾아

입력 | 2013-05-07 03:00:00

영혼 빼고 모든 것 버린다더니…
DJ묘와 100m거리… “시간 없어” 해명, 당내서도 “친노와 뭐가 다른가” 비판




여야 대표 첫 만남 김한길 민주당 신임 대표(왼쪽)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을 방문해 황우여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6일 최고위원단과 함께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했다. 김 대표는 현충탑에 헌화·분향한 뒤 방명록에 “민주당이 바로 서서 대한민국을 떠받치는 큰 기둥이 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에 들러 헌화했다. 그러나 각각 100m, 350m 떨어진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는 들르지 않았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일정이 많아 부득이 방문하지 못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이후 이승만,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대표는 없었다”며 “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출신이 아닌 대통령 묘역까지 참배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당선 직후 “민주당의 영혼만 빼고 모든 것을 버려야 우리가 살 수 있다”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행동이 말에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다소 실망스럽다. 당원과 국민이 김 대표를 뽑아준 것은 편 가르기에 여념이 없던 친노(친노무현)와 다른 모습을 기대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해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의원이 현충원을 방문해 DJ 묘역만 찾고 이, 박 전 대통령 묘역에 들르지 않아 “통합의 정치와 거리가 멀다”란 비판을 받은 일도 있었다.

김 대표는 이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변화를 위한 변화가 아니라 국민이 요구하는 변화를 하나하나 실천해가겠다”며 “국민과 당원이 저를 새 대표로 선택해준 의미를 늘 되새기겠다. 민주당이 바로 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대표실 배경그림(백드롭)을 연두색과 초록색이 섞인 바탕화면에 ‘민주당으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문구로 바꿔 새 출발의 의지를 다졌다. 김 대표는 조만간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당 쇄신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오후엔 국회 내 새누리당 대표실로 황우여 대표를 예방해 30분간 환담을 나눴다. 황 대표는 “김 대표의 대표수락연설에 감명을 받았다. 양당이 국민 앞에서 여봐라는 듯 쇄신도 하고 정책도 공동개발하고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 대표가 전날 제안한 여야 국정협의체에 대해서도 “저도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에 구체화해서 뒷받침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김 대표는 “여야 국정협의체 정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줘 고맙다. 국정이 어려울 때 영수회담으로 푸는데 그 과정이 소모적이어서 정례 모임을 갖고 현안을 풀어가자는 취지에서 내놓은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수락연설 중 ‘국익에 도움되는 것을 적극 협력하겠다’는 말을 제일 좋아했을 것 같은데 그 뒤에는 ‘제1야당으로 정부여당 견제를 매섭게 하겠다’는 말도 있다”며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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