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예정지 논란… 市 “시유지 많아 매입비 절감” 주장
정재락 사회부 차장
울산시는 올해 1윌 시립도서관을 현재의 여천위생처리장 터(남구 여천동)에 짓기로 발표했다. 내년 4월 울주군 온산분뇨처리장이 완공되면 여천위생처리장이 폐쇄되기 때문. 시유지인 이곳이 적당하다고 판단하고 2017년에 개관할 예정이다. 하지만 위치를 발표할 당시 많은 시민은 고개를 갸웃했다. 하필이면 하루 최대 300여 t의 분뇨를 30여 년째 처리하던 곳에 도서관을 짓느냐는 것. 울산석유화학공단과도 200여 m 거리에 위치해 악취 공해도 적지 않다. 시내버스 노선도 5개뿐이어서 접근성도 떨어진다.
문제는 또 있다. 울산시는 25일 시립도서관 예정지와 접한 야음 근린공원에 울산시 농수산물도매시장(도매시장)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1990년 3월 개장한 현재의 도매시장(삼산동)은 좁고 낡아 2020년까지 이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도매시장이 건립될 곳은 공단의 악취 공해가 주거지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공해 차단 녹지 기능을 해왔다. 1970년 3월 근린공원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도매시장이 건립되면 이들 녹지대의 훼손이 불가피해진다. 농축수산물 유통시설을 집적화하기 위해 울산시가 물류단지로 지정(2011년 12월)한 북구 진장동을 포함한 북구와 동구는 도매시장 후보지(5곳)에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전용지선정위원회도 구성하지 않아 ‘밀실 행정’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많은 상인은 현재의 장소에 도매시장이 재건축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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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시장과 도서관 건립 위치를 재검토하거나 하나는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게 바람직하다. 이런 자세가 올해 울산시가 강조해온 정책목표인 ‘시민이 공감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행정’에도 맞다.
정재락 사회부 차장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