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엔진+프랑스 발사장… 분담체제로 비용 뚝
유럽우주국(ESA)은 프랑스와 독일의 주도 속에 달이나 화성 탐사선을 쏠 수 있는 ‘아리안5ME’를 개발 중이다. ESA 제공
일찍이 유럽연합(EU)은 미국과 러시아의 독주를 막고 독자적 우주개발을 한다는 목표로 유럽 각국의 우주개발 계획을 단일화하며 ESA를 설립했다. 프랑스 주도로 독일과 이탈리아 등 총 20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ESA는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탈리아 주도로 개발한 소형 위성용 ‘베가’ 로켓. ESA 제공
이와 함께 ESA는 소형 위성 발사용 ‘베가’ 로켓도 개발 중이다. 고도 700km에 1.5t급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로켓으로 지난해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총 4단으로 구성된 베가에는 이탈리아에서 개발한 고체연료 엔진이 1∼3단을 차지하고 4단에는 우크라이나의 액체연료 엔진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개발 예산의 65%를 이탈리아가 부담하고 나머지를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 등이 분담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승한 선임연구원은 “유럽 각국은 협력 체제를 통해 위성 발사 등 우주개발 비용을 줄일 뿐 아니라, 독일이 자체 우주개발을 못하도록 억제하는 효과도 누린다”며 “독일도 뛰어난 엔진 기술을 갖고 있지만 정치적 배경 때문에 프랑스가 ESA를 주도하는 것을 인정하고 협력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 국제협력으로 시장 경쟁력 확보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시절 확보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발사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자체 발사장이 없어 러시아의 도움 없이는 독자적인 우주개발을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2년 전부터는 브라질과 함께 지구 저궤도에 5.3t급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신형 로켓 ‘사이클론-4’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전체 개발비 4억8700만 달러(약 5500억 원)의 절반을 부담하는 등 적극적이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