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개교절 앞둔 남궁성 교정원장 “전국 교당서 한반도 평화 특별기도 중… 마지막 분단국 南北이 세계평화 완성”
원불교 최대 축일인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28일)을 앞둔 15일 오후 전북 익산시 총부에서 만난 남궁성 교정원장(63·사진)은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1891∼1943)의 법문을 들어 화합과 공존이야말로 세상의 난제들을 해결할 열쇠라고 강조했다. 대각개교절은 소태산이 1916년 깨달음을 얻은 4월 28일. 원불교는 이 시기를 전후해 여러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최근 남북한 사이의 긴장 수위가 몇 년 새 가장 높다.
광고 로드중
―타 종단 지도자들과도 의견을 교환했나.
“7대 종단 지도자들의 모임인 종교지도자협의회 차원에서 뜻을 모아 공통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렇지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고 그러다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 원불교 차원에서는 전국적으로 각 교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기도를 진행하고 있다.”
―외국에서 볼 때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위기인데 싸이 콘서트도 열리고 사람들의 생활에 변화가 없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국민이 남북 간의 긴장에 영향을 받지 않고 평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도 그렇다고 한다. (역설적으로) 우리가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라는 것은 세계 평화를 완성할 수 있다는 의미도 갖는다.”
광고 로드중
“원불교 행사이지만 시대와 함께해야 한다는 과제를 잊지 않고 있다. ‘모두가 은혜입니다’ ‘이웃에 은혜를’이라는 취지로 준비하고 있다. 자신을 이롭게 하고 남도 생각하는 ‘자리이타(自利利他)’가 중요하다. 요즘 말로 하면 윈-윈의 정신이다.”
―삶 속에서 은혜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세상 사람들은 가족뿐 아니라 이웃, 나아가 공동체 속에서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게 항상 감사하다는 마음을 억지로라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상호 은혜로운 관계로 바뀐다.”
―원불교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는 혁신적, 현대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광고 로드중
―최근 일부 종교지도자가 구속되는 등 종교인의 모습이 비판받고 있다.
“아무리 좋은 것도 계속 먹다 보면 맛을 못 느낀다. 타성에 빠지면 문제가 생긴다. 진리 앞에서 긴장하는 마음이 식어서는 안 된다. 큰 교당과 교회, 절 등 성장에 대한 욕심을 부리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익산=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