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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성균관, 1인 사조직 전락 온갖 비리 낳아”

입력 | 2013-04-15 03:00:00

최근덕 관장 구속에 유림들 탄식




유교문화의 중심인 경북이 최근덕 성균관장의 구속(본보 10일자 A14면)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추로지향(鄒魯之鄕·공자와 맹자의 고향)’으로 불리는 안동과 영주지역 유림을 중심으로 “언행의 모범이 돼야 할 유교가 최소한의 염치(부끄러움을 아는 마음)마저 팽개쳤다”며 탄식하는 분위기다.

안동 영주지역 유림 대표 20명은 최근 성명을 내고 최 씨의 성균관장직 사퇴와 성균관 운영의 쇄신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균관이 유교문화를 통한 사회발전보다는 관장 중심의 1인 사조직으로 전락해 온갖 비리를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일호 경북청년유도회장은 “최 관장은 10여 년 동안 많은 고소고발 사건에 연루돼 전국 유림의 신뢰를 잃다가 결국 국비지원사업 비리로 구속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유교가 사회의 도덕을 이끌기는커녕 지탄의 대상이 돼 참담하다”고 말했다. 김우섭 안동청년유도회장은 “최 관장이 20년 넘게 성균관과 전국 234개 향교 조직을 좌지우지하는 독재체제를 이어오면서 유교를 사사롭게 이용해 이 같은 불행한 일이 생겼다. 창피하기 짝이 없지만 이제라도 깊은 반성으로 유교가 다시 태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1∼5일 선비문화축제를 여는 영주시도 난감한 분위기다.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이 있는 영주시 순흥면에는 2004년 조성한 선비촌과 2008년 개원한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이 있다. 이번 비리의 온상이 된 선비문화수련원은 청소년 등의 인성교육을 잘하는 곳으로 알려져 연간 2만여 명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이 수련원 운영을 성균관이 맡으면서 최 관장과 수련원 직원들이 횡령 등 비리를 저질렀다.

영주시 관계자는 “예정된 축제를 취소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데다 ‘선비의 고장 영주’ 이미지가 큰 타격을 받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