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런 대학 동아리가?인하대 역도부 신입생들에 폭력 물의… 역도부장 “전통이라 여겨…” 사과문
대학 동아리를 탈퇴하려는 신입생에게 전통을 내세워 각목으로 수십 대씩 구타한 동아리 훈련부장이 학내 징계와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4일 인하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역도부 동아리 학생들은 태권도부 동아리 학생들과 대면식을 가졌다. 친목도 다지고 단합도 꾀하자는 취지로 만든 자리였다. 양쪽 동아리 학생 30여 명은 연거푸 술잔을 돌렸다.
그러다 술에 취한 역도부 선배 한 명이 신입생들의 뒤통수와 따귀를 때리기 시작했다. ‘술잔이 비었는데 제때 술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동아리 분위기가 싫었던 신입생 2명은 다음 날(지난달 27일) 동아리 방을 찾아가 훈련부장에게 역도부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훈련부장은 “규칙은 알고 있겠지”라며 신입생 2명을 벽에 세워 각목으로 때리기 시작했다. 신입생들은 50여 대를 맞고서야 동아리 방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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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을 구타한 선배들은 발뺌하다 논란이 커지자 3일 사과문을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 실명으로 올렸다. 역도부장은 사과문에서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되어서는 안 되지만 위에서부터 배워온 악습을 전통이라 여기고 없애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고 밝혔다. 인하대와 총학생회는 4일 폭력을 행사한 역도부 동아리 학생들에 대한 처벌 수위를 논의하고 학내 징계와 경찰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