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연속득점으로 승리 발판 인삼공사, SK와 1승1패 원점
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SK와 2012∼2013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승제)를 치르고 있는 인삼공사의 이상범 감독은 양 팀의 2차전을 앞두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오리온스와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4강에 진출해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심하다는 것이다. 인삼공사는 SK와의 1차전(1일)에서 후반전에 급격히 발이 무뎌지며 67-75로 졌다.
연세대 88학번인 이 감독은 문경은 SK 감독(연세대 90학번)의 대학 선배다. 문 감독이 신입생일 당시 룸메이트가 이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문제를 정신력으로 극복해 선배로서의 자존심과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의 자부심을 지켜내고 싶다”고 했다. 이에 문 감독은 “감독으로서는 선배에게 배울 점이 많지만 팀으로서는 아니다. SK도 정규리그 1위의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초반부터 상대를 몰아붙여 승리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이후 양 팀은 네 차례 동점과 10차례 역전을 오가는 접전을 펼쳤다.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인삼공사 김태술(6득점)과 키브웨 트림(8득점)이었다. 인삼공사가 55-61로 밀리던 4쿼터 종료 4분 38초 전. 김태술은 이때부터 연속으로 2점 슛을 성공시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트림은 4쿼터 종료 3분 9초를 남기고 천금같은 2점 슛을 성공시켜 역전을 만들어냈다. 두 선수는 다득점을 하지는 않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맹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인삼공사는 바닥난 체력에도 불구하고 경기 막판 수비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선수들이 4쿼터에 보여준 투지에 나도 놀랐다. 정신력에서 SK를 앞섰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 팀의 3차전은 5일 인삼공사의 안방인 안양체육관에서 열린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