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것과 나는 것은 다르다.”―‘젊음의 탄생’(이어령 지음·생각의 나무·2008년)
성공적으로 날기 위해서는 제대로 뜨는 것이 먼저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공기든 물 위든 ‘뜨는 것’의 힘은 밖에서부터 온다. 밖에서 오는 힘만을 이용해서 떠다니는 구름이나 풍선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사라진다. 물에 뜬 거품과 부평초는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표류하다가 꺼져버린다.
하지만 ‘나는 것’은 다르다. ‘나는 것’은 자신의 힘과 의지에 의해서 움직인다.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을 향해 돛을 올리고 날개를 편다. 독수리의 날개는 폭풍이 불어도 태양을 향해 꼿꼿이 날아오르고, 잉어의 강한 지느러미는 거센 물살과 폭포수를 거슬러 용문(龍門)에 오른다. 죽은 고기만이 물 위에 떠서 아래로 떠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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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원장
둘의 차이점은 크다. 그냥 떠다니는 글라이더가 아니라 자신의 추진력으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는 것이 플라이어다. 그렇기에 오빌 라이트는 이렇게 말했다.
“겨우 12초 동안의 비행이었다. 그것도 불안정한 파상 운동에 마음을 졸였고 공중을 기는 것처럼 난 비행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틀림없는 동력 비행이었지 활공이 아니었다.”
느껴 보라. 뜨는 것과 나는 것은 이렇게도 다른 것이다. 요즘 논문 표절 시비와 허위 경력 같은 사회적 문제가 많이 부각되고 있다. 왜 그럴까? 사람들이 너무도 쉽게 밖에서 부는 바람에 ‘뜨려고’만 하기 때문이 아닐까? 원하는 방향으로 ‘나는 힘’은 오랜 숙련을 거친 깊은 내공에서 나온다.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