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들 “현장 경쟁력 높아” 채용 붐
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부경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하고 올해 초 입사한 박경구 현대중공업 선행도장부 사원은 “울산과 인접한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의 위상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며 “대학 선배들도 많아 입사 후에도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업들 “지방 인재 잡아라”
LG그룹은 2009년경 30% 선이던 지방대생 채용 비중이 지난해 34%까지 높아졌다. LG전자는 지방대 우수 인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대학 캠퍼스를 찾아다니며 인재 채용에 나설 뿐 아니라 지방대 출신 공모전 입상자를 발굴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역 거점형 우수 인재는 지방 사업장에 비교적 빠르게 적응한다는 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방대생 채용 비중이 37%에 달한다.
SK그룹도 올해부터 지방대 출신을 30% 이상 뽑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계열사 최고경영자와 담당 임원들이 전국 지방대를 찾아 저인망식 인재 채용에 나설 예정이다.
○ 지방대 출신 취업 경쟁력 높아졌다
최근 대기업들이 지방대 출신 공채사원 비중을 높이는 데는 수도권과 지방 간 채용 양극화를 해소해 균형 잡힌 인력활용을 하려는 취지도 있지만 지방대생의 취업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점도 작용했다. 주요 그룹 인사담당 임원은 “지방대 출신들은 지방 사업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터라 ‘현장’에 강한 것 같다”며 “소위 SKY 출신보다 더 나을 때도 많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입사 8개월 만에 동기들 가운데 가장 먼저 자신의 이름을 단 설계도면을 그릴 만큼 뛰어난 업무 성과로 사내(社內)에서 주목받고 있다. 보통 신입사원이라면 입사 2년 후에나 가능한 성과를 이 연구원이 낼 수 있었던 데는 대학 시절 전기자동차 동아리 활동을 하며 쌓은 현장감각이 큰 도움이 됐다. 현대차 인사팀 관계자는 “지방 국립대 출신이지만 학창 시절부터 쌓은 해박한 자동차 관련 지식으로 수도권 소재 대학 출신보다 회사 업무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효진·이서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