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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프로스 구제안은 예외적” 유로존 ‘예금과세’ 진화 나서

입력 | 2013-03-28 03:00:00

올랑드 “예금보장은 절대 원칙”… 라호이 “다른나라에 적용 안돼”




예금주까지 은행 부실의 책임을 지도록 한 키프로스 구제안이 유로존으로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자 유로존 지도자들이 “키프로스 해법은 예외적”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6일 파리에서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은행 예금의 보장은 절대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원칙”이라며 “키프로스 해법이 전례가 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키프로스 구제안은 특별하고 예외적이며 유일한 것”이라며 “은행 예금은 보장받아야 한다. 이것은 반드시 존중돼야 할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심각한 은행부실로 유로존에서 1000억 유로(약 142조6880억 원)의 구제금융을 받은 스페인의 라호이 총리도 “키프로스 구제안은 예외적인 것으로 다른 나라에 적용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에발트 노보트니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이사는 체코 프라하에서 “키프로스는 특별한 경우로 이번 구제안은 다른 국가에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25일 “키프로스 해법은 새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해 남유럽 대형 은행의 주가가 폭락하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미셸 바르니에 EU 집행위 대변인도 26일 “10만 유로 이상 예금자의 손실 분담을 EU법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미할리스 사리스 키프로스 재무장관은 26일 “키프로스 은행과 라이키 은행의 10만 유로 이상 예금자의 손실이 40% 정도가 될 것 같다”며 “예금 대량인출을 방지하기 위한 자본통제 상황이 몇 주 정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거나 정기예금을 만기 전에 찾아가는 것을 금지하는 자본통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키프로스 경제전문가인 피요나 뮬렌은 “기업이 봉급을 주기 힘들어지고 대형 식품 수입업체나 의약품 수입업체의 재고가 부족해질 것”이라며 “키프로스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15% 감소하고 내년에는 ―5%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15%인 실업률은 라이키 은행이 청산되면 17.5%로, 1년 뒤에는 26%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는 26일 키프로스 은행의 신용등급을 ‘B’에서 ‘제한적 디폴트’로, 라이키 은행의 신용등급은 ‘B’에서 ‘디폴트’로 각각 강등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