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와이어스, Master Bedroom, 1965년, 종이에 수채
피에르 슐츠의 ‘개가 주는 위안’에 나오는 구절을 읽고 이런 생각을 했다. ‘누군가 개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묻는다면 대답 대신 미국의 국민화가 앤드루 와이어스의 그림을 보여주리라.’
그림의 배경은 소박한 농가의 침실이다. 개 한 마리가 주인의 침대에 올라가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잠들어있다. 이런 버릇없는 강아지! 자기 서열이 가족 중에서 제일 높은 줄 착각하고 있네. 웃음 짓다가도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진다. 홀로 빈방에 남겨진 외로운 개에게서 상처받은, 소통하고 싶은, 사랑을 갈구하는 우리의 모습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화가는 어떻게 상실과 소외, 고요, 심지어 빛을 향한 갈망까지도 그림에 표현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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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은 유화물감보다는 수채나 템페라를, 색채는 갈색조를 주로 사용한다.
*사물의 형태는 단순하게, 동일한 형태(그림 속의 벽면, 창문, 침대는 모두 사각형이다)를 반복해서 그린다.
*사진처럼 사실적이고 정교한 묘사력과 섬세한 감수성을 결합했다.
그 결과 대상의 성격과 체취, 영혼까지도 그렸다는 와이어스만의 화풍이 태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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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옥 사립미술관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