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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 또만나/반또 인물]자칭 ‘미치광이 청춘’ 강의석

입력 | 2013-03-23 03:00:00

“콘돔 패러디는 사과, 알몸 퍼포먼스는 정당… 여론 의식 안하지만 검색어 오르면 반가워”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강의석 씨에게 “당신은 ‘관심병 환자’ 아니냐”고 묻다

강의석 씨(27·사진)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문제적 인간’에서 점점 ‘그냥 문제아’로 변하는 것 같다. 교내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던 고교생 강의석은 높이 평가받았다. 프로 권투선수, 택시 운전사, 호스트바 종업원을 하고 서울대를 자퇴할 때에는 ‘괴짜’ 혹은 ‘구도자’로 취급됐다. 국군의 날 퍼레이드에서 벌인 알몸 퍼포먼스를 지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최근 한 면도기 회사의 동영상 광고를 ‘콘돔을 쓰자’는 내용으로 패러디했을 때에는 ‘광고 모델인 강민경 씨를 성희롱한 셈’이라는 거센 비난을 샀다.

병역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고 나온 그는 요즘 팟캐스트 방송 ‘시사어그로’를 진행하며 ‘미션스쿨’이라는 제목의 독립영화를 준비한다. 1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시사어그로 녹음 스튜디오에서 강 씨를 만났다.



―자신에 대한 사회의 평가가 어떻다고 생각하나.

“정확히 판단을 못하겠다. 만나는 사람마다 반응이 너무 다르다. 많은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눠보려 한다. 연락처도 인터넷에 공개해 놨다.”

―면도기 광고 패러디 영상에 대해서는 논란을 예상 못했나.

“아직도 콘돔을 사는 게 부끄럽고 창피한 사회 아닌가. 영화를 공부하는 처지에서 그에 대해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다. 강민경 씨 팬이었는데 미안하다. 당사자가 폭력이라고 느꼈으면 폭력이다. 사과해야 할 일이다.”

―‘감옥에서 나왔다’는 걸 알리기 위한 쇼였다는 비판도 있는데….

“아니다.”

―‘언론플레이’는 전혀 모른다는 말인가.

“고3 때에는 그런 생각을 전혀 못했는데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는 언론플레이도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이후에 교내 종교의 자유 운동이나 군대 폐지 운동을 할 때에는 언론플레이를 했다. 나에 대한 기사가 나가면 거기에 한 줄이라도 관련 문제가 실리게 되니까. 프로복싱을 할 때쯤 포털에서 내 이름으로 검색해보는 안 좋은 습관이 생겼다.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오르면 반가운 기분도 들더라.”

―언론플레이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나.

“그런 능력은 없고, 다만 내 행동에 독특한 데가 있는 것 같다. 내가 일부러 여론의 관심을 쫓아다니는 건 아니다.”

―주장을 펼치는 방식이 과격하고 폭력적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문제의 본질을 비켜가는 물타기라고 생각한다. 그런 비판을 하기 전에 우리 사회가 얼마나 폭력적인지 되돌아봤으면 좋겠다.”

―알몸 퍼포먼스처럼 정서적인 타격을 주는 것도 일종의 폭력 아닌가.

“(한참 생각하다가) 알몸 퍼포먼스는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당한 의사 표시였다. 불쾌해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에 개의치 않는다.”

―한 가지 일을 꾸준히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아직 정해진 직업이 없고 내 삶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다. 여러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해보고 싶다.”

―원하는 사회 변혁을 이루려면 내공을 갈고닦는 수련의 기간이 필요한 것 아닐까.

“나는 아직 젊다는 답을 하겠다. 미치광이 청춘의 시기다. 아직 성장통을 겪는 중이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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